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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밤꽃향기 가득한 창포산 골짜기
뻐꾹새와 뜸북새 울음이 가득한 산골에 밤꽃 향기가 3호 태풍 예기가 몰고온 무거운 아침공기에 눌려 산책로 발길에 채이는 창포동 뒷산,
50만도시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속세를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을 누리는 이 아침의 기분은 찌푸린 날씨에 관계없이 날아갈 듯 상쾌하다.
삭막하고 차가운 아스팔트가 아닌 장성초등학교 운동장의 흙바닥을 몇바퀴 돌다 원심력에 튕겨져 뒤로 나가면 서민과 약자, 아기들의 영원한 친구들이자 고귀하고 성스러운 김수환 추기경과 이해인 수녀님을 대할 수 있는 성당, 그 옆 오솔길을 지나 산길이 시작된다.
겨우 걸을 수 있는 구순의 노인마저도 20여분이면 닿을 수 있으며 50여분이면 5km가량의 높낮이가 있는 가깝지 않은 숲길을 따라 그 산과 골짜기들을 모조리 쓸어담고 앉아 있는 마장지에 닿을 수 있다.
가지치기와 숲가꾸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솔가지가 우거진 클레이 오솔길을 따라 뽀오얀 젓살이 아직 남아있는 소년의 얼굴과도 같은 밤꽃이 골짜기골짜기마다 축 늘어뜨린체 그렇게 창포 뒷산의 6월은 밤꽃 향기가 절정을 이룬다.
그 흙길을 30여분간 걸은 이 아침에 창조의 또 다른 태풍이 한반도를 요란하게 적시고 있지만 고추와 가지, 상추, 감자와 고구마 옥수수에 토마토까지 두호동골짜기를 온통 텃밭을 일구는 팔순의 노인은 날이 어두울 때까지 이 골짜기 밭고랑에서 전투를 벌일 것이다.
엄청난 생산 능력이 있으면서도 돈이 없어 발전소를 짓지 못하고 있는 북쪽의 정권이나 더럽고 추잡한 사기와 부패의 사슬에 걸려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남쪽의 공공기관들을 칠순의 노인이 자전거를 타고 아침 장을 봐오는 마장골 농민의 모습에서, 그렇게 골짜기에 터전을 둔 국민은 남북이 열어가는 창조 이노베이션으로 난세상 열어가기를 고대한다.
하마터면 개발지상주의 정치꾼의 당대 치적의 욕구와 세속적 돈벌이로 눈을 부릅뜬 땅주인으로 살아질 뻔한 이 도시속의 자연이 영원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면전환을 위한, 세속의 오염된 때를 씻어주는, 피라밋 조직의 꼭지점으로 향한 치열한 쟁탈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숲과 꽃, 흙으로 된 힐링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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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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