把酒問月

-李白 作-

靑天有月來幾時(청천유월내기시)

我今停杯一問之(아금정배일문지)

今人不見古時月(금인불견고시월)

今月曾經照古人(금월증경조고인)

술잔을 잡고 달에게 묻노라

하늘에 달이 있어온지가 몇 세월인고

내 잠시 술잔을 든채로 달에게 묻노라

지금의 사람들은 옛 달을 못 보았어도

지금의 달은 옛 사람 비추어 왔나니라

古人今人若流水(고인금인약유수)

空看明月皆如此(공간명월개여차)

唯願當歌對酒時(유원당가대주시)

月光長照金樽裏(월광장조금준리)

옛 사람 지금 사람 유수와 같지만

달 보는 그 마음이야 무엇이 다르랴

원컨데 노래하며 술을 마실 때에는

달빛이여! 길이 술 잔을 비추어 주렴

 

禪詩(贈東林總長老)

-東波 蘇軾 作-

溪聲便是長廣舌(계성편시장광설)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계)

他日如何擧示人(타일여하거시인)

시냇물 소리는 부처님의 설법이요

산빛은 어찌 깨끗한 법신이 되였네

밤새도록 쏟아내는 팔만사천 게송

다음날 어떻게 들어 볼 수 있을가요

茶後小詠

-李穡 作-

小甁汲泉水(소병급천수)

破鐺烹露芽(파당팽로아)

耳根頓淸淨(이근돈청정)

鼻觀通紫霞(비관통자하)

차 마신 뒤에 읊다

샘물을 조그마한 병에 담아다가

깨어진 귀솥에 노아차를 달이네

귀뿌리는 갑자기도 해맑아지며

코로 보라빛 안개 들어내 통하네

俄然眼翻消(아연아번소)

外境無纖瑕(외경무섭하)

舌辨喉下祉(설변후하지)

肌骨正不頗(기골정부파)

잠시 눈이 침침하여 보이지 않더니

밖앗의 지경에는 아무 흠도 없어라

혀로 맛을 분별하고 목으로 내려가

살과 뼈는 바르게 돼 치우치지 않네

靈台方寸地(령태방촌지)

皎皎思無邪(교교사무사)

何暇及天下(하가급천하)

君子當正家(군자당정가)

가슴 속의 여원한 영혼의 마음 자리는

밝고 깨끗하니 생각엔 그릇됨이 없네

어느 날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리랴

군자는 마땅히 집안을 바르게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