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검 하나 이룸 없이 늙어만 가니, 어느 뉘 주후에 선방 달았나

   書釗無功欲老蒼<서쇠무공욕노창>   何曾肘後係仙方<하증주후계선방>

뜻은 다만 삼락이 소원이라면, 선을 함도 복 받자는 것 아니로세

   存心只願全三樂<존심지원전삼락>   爲善非關降百祥<위선비관항백상>

이두 문장 배웠다 한들 부질없는 일, 어찌하면 공황 정치 본받을 건고

   謾抱文章師甫白<만포문장사보백>   焉將吏理效龔黃<언장이리효공황>

궁통은 본시 운명에 달린 거라, 산중에 돌아가면 옛집이 있네'

   窮通在命非容力<궁통재명비용력>   歸去林泉有舊莊<귀거림천유구장><權 近: 高麗~ 朝鮮 : 譯 :古譯院>

※주후(肘後) : 의서(醫書)의 이름인《주후방(肘後方)》의 약칭으로, 명의(名醫)인 편작(扁鵲)의 《주후방》, 갈홍(葛洪)의 《주후

   방》, 유항(劉貺)의 《주후방》등이 있다.

※삼락(三樂) : 군자의 세 가지 낙. 곧 부모가 모두 생존하고 형제들이 무고함이 한 가지 낙이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움 없는 것

   이 두가지 낙이요, 천하의 영재(英才)들을 얻어 교육하는 것이 세 가지 낙이다.

※이두(李杜) : 당 나라 때 시와 문장으로 유명한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를 가리킨다.

※공황(龔黃) : 한(漢) 나라 때 순리(循吏)인 공수(龔遂)와 황패(黃霸)를 말하는데, 유자휘(劉子翬)의 시에 ‘백성 잘 다스리기론 한 나

   라 공황이 최고일레.[治民漢許龔黃最]'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