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年 12月 12 日 목요일

MENU


사설/칼럼
작성일 2019-08-09 11:45
ㆍ추천: 0      
지금 아일랜드가 목숨 걸고 뛰는 일
최근 아일랜드를 다녀왔다. 더블린 시내를 둘러보던 중 높이 120m에 이르는 거대한 뾰족탑(Monument of Light)을 만났다. 이 조형물의 의미를 묻자 안내를 하던 분이 이렇게 답했다. "이 장소는 원래 영국의 넬슨 제독 기념탑이 서 있던 자리인데, 아일랜드의 국민소득이 영국의 국민소득을 추월하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것을 기념하고, 새 천년을 맞아 아일랜드의 영원한 발전을 염원하는 뜻으로 2003년 세워졌습니다.

" 정말 아일랜드가 대영제국의 중심 영국을 능가했을까? 필자는 궁금했다. 근소한 차이려니 생각하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한 2018년 국가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확인해 보니 아일랜드 7만4493달러, 영국 4만426달러다. 영국을 추월했는데, 약간이 아니라 두 배에 가까운 충격적인 수치였다. 

지금 더블린은 유럽의 실리콘밸리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MS, 에어비앤비 등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화이자를 비롯한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몰려 있고, 전 세계 주요 금융기업의 유럽 지사가 포진해 있다. 1000여 개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기업만으로 2018년 한 해에 23만개 일자리를 만들었고, 이들이 총법인세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역사는 불행했고, 가슴 아팠다. 1169년 영국 왕 헨리 2세에게 정복당한 후 무려 700년 넘게 영국의 식민지였다. 

16세기에 영국은 북아일랜드 지방의 토지를 몰수해 자국민들을 이주시켰고, 17세기에는 청교도혁명에 성공한 크롬웰이 가톨릭을 믿던 아일랜드인들의 토지를 또 한 번 몰수해 모든 아일랜드인은 비참한 소작농으로 전락해 버렸다. 

또 1845년부터의 대기근으로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는 비극까지 있었다. 하지만 독립의 꿈을 놓지 않은 아일랜드는 3·1운동과 같은 시기인 1919년 독립의회를 구성하고 영국과 치열한 독립전쟁을 했다. 마침내 1921년 자치권을 얻었고, 1949년 완전 독립했다,

세상에는 기적과 같은 놀라운 일들이 있다.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친 후 맨땅에서 완전히 텅 빈 손으로 시작해 세계 경제 10위권 국가에 진입한 아시아의 기적을 만든 나라라면, 아일랜드는 유럽 최빈국에서 시작해 이제 세계 최고의 경제강국으로 우뚝 선 유럽의 기적을 만든 나라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일랜드는 어떻게 기적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한마디로 좋은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데 목숨을 걸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국가 전략의 승리`이자 결과물이었다.

먼저, 아일랜드는 많은 수익을 내는 세계적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미끼로 낮은 법인세율을 정했다. 2003년 그들이 정한 법인세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12.5%인데, 현재까지 15년 이상 유지하고 있어 지금도 많은 세계 기업을 유혹하고 있다. 

둘째, 정부가 투자 유치를 주도한다. 아일랜드투자청(IDA)을 설립하고 최정예 공무원들을 배치해 외국 기업이 겪을 수 있는 규제 문제나 애로 사항을 적극 해결해줘 그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셋째, 예측 가능한 노동시장을 만들었다. 정부·기업·노조가 협력하는 사회적 협약을 맺고 꾸준히 실천해 분규 없이 안정적인 노동시장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맞춤형 인재 양성이다. 정부가 나서서 ICT, 바이오, 금융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 준다. 물론 유럽 대륙에 인접해 있고 영어를 사용하며 인구 평균연령이 37.4세로 젊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나라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잘살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직 한 가지뿐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필자는 다른 방법을 모른다. 또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자국 기업을 키우든 외국 기업을 유치하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런 목표를 세우고 목숨을 걸고 있는가? 아일랜드가 우리에게 묻고 있는 질문이다.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한양대 특임교수]
 

  공지사항 | ADMIN | 업무제휴 | 시민기자 | 광고문의 | 문의메일 : sea4season@nate.com

Copyright by ynnews.pe.kr (본 신문의 기사는 무단복제와 전재를 금합니다.)

  제호 : 영남뉴스 | 등록번호 :경북,아00207 | 발행소 :(포항)포항시 북구 성실로 50 에버빌 204-1402, (경주)경주시 천강로 508
  대표전화 054-252-9933 / 010-2852-7710 | 등록일 : 2012.01.20 | 발행/편집인 박 활(ynnewspekr@naver.com)
  청소년보호책임자 김희령 010-3131-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