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 하루 지난 20일 오후 네시경, 죽도시장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수백여개 회타운골목에는 장사꾼들만 멍하니 찬바람이 부는 골목에서 떨고 있다.
이 골목에서 아홉살짜리 초등생을 시부모에게 맡기고 골목에서 회를 뜨기 시작한 지 25년째라는 만세회타운의 용이네 엄마는 최근 수년간 장사가 되지 않아 전복죽와 대게까지 쪄서 사람들에게 팔려고 하지만 매출이 최근 3~4년 새 60~70% 줄었단다.
그 사이에 회타운을 비롯해 포항수산업협동조합의 위탁판매장에 20~30대의 직장을 못구한 젊은이들이까지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장사를 하기가 더욱 힘들단다.
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먼저 기차역이 흥해쪽으로 가는 바람에 울산과 경주 등지의 농촌에서 기차를 타고 나오는 노인들이 급격히 줄었단다. 여기에다가 17년 11월의 지진으로 엎친데덮친격이 됐고 100만원짜리 적은 돈을 버는 서민들도 아르바이트 수입까지 없어지니 돈을 쓸만한 사람들이 씨가 마르고 있단다.
주차장시설은 물론 주차를 하기까지가 너무 어려운 바람에 죽도시장에 발길이 더욱 줄어든다면서 이웃 점포에서 거든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이 회타운 뿐만이 아니라 차로변 과메기골목은 물론 그 안쪽 건어물 골목도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취재했다.
한편 포항죽도시장은 이곳의 상인들의 말에도 적지않은 공감요소도 있지만 영덕ㅡ상주간 고속도로를 비롯해 영주ㅡ봉화ㅡ울진간 36번국도가 확포장 및 직선화가 이루어지면서 경북북부권과 충청권 주민들이 불과 한시간여 거리에 놓인 영덕과 울진 등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포항의 상권이 위축되는 데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죽도시장을 대체하고 보완할 만한 횟집들이 경북북부권과 충청권에서 불과 한시간여 거리면 오염원이 없는 물 맑고 공기 좋은 동해안이 곳곳에 널려 있다.
이런데도 포항시의 행정은 물론 시장 상인들의 의식과 마인드는 우물안 개구리마냥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펄펄끓는 아궁이의 솥안에서 죽어가고 있는 개구리인 줄을 깨닫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도 적지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