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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ㆍ작성일	2013-11-03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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落葉無聲滿地紅, 무장산 계곡과 억새

10월에 쏟아진 태풍이 몰고온 많은 비로 한달여나 지난 아직도 계곡에 물흐르는 소리가 더욱 청량하며 빗처럼 쏟아지는 홍엽들이 온 산골짜기를 가득히 메우니 가야할 방향마저 찾지 못하겠네......

秋雲漠漠四山空 추운막막사산공/落葉無聲滿地紅 낙엽무성만지홍/立馬溪橋問歸路 립마계교문귀로/不知身在畵圖中 부지신재화도중
가을 구름은 아득해서 온 산이 비었는데/ 낙엽은 소리없어 온 땅이 붉네 / 시내 다리 앞에 말 세우고 돌아갈 길 물으니/ 내가 그림속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 ㅡ 訪金居士野居-정도전

수만평으로 이루어진 억새풀을 구경하러 갔다가 덤으로 구경한 단풍과 계곡의 낙엽, 맑디 맑은 골짜기의 물에 당장이라도 구슬이 굴러내릴 듯한 맑은 물소리가 더욱 어울어진 경주시 보문호에서 천북과 강동면으로 갈라지는 길에서 덕동댐 북서방향에 위치한 무장사터 계곡,

자연의 소리와 풍광을 만끽할 수 가을의 운치를 만난다......

남쪽에서 본 정상풍경

등산을 마친 관광객들의 허기를 채워주는 미나리에 삼겹살을 구워 내는 비닐하우스

햇살이 비스듬히 비껴앉은 협곡 양지바른 곳에는 아기 손만한 나뭇잎들이 얼마 남지 않은 따스함을 맛보려는 듯 고개를 내밀며 나뭇가지에 걸린채 살랑거리고 그 아래 이끼긴 바위 큼 사이로 도룡뇽이 말라 비틀어진 나뭇가지 처럼 웅크리고 있다.

계곡의 입구에는 최근 수년 사이에 무장산 정상에 있는 억새밭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등산객과 휴양처를 찾는 사람들로 골짜기는 몸살을 앓다시피 하지만 그리 높지 않은나 깊은 산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이용해 미나리하우스를 만들어 사시사철 등산객들에게 먹을거리와 기억할 거리를 만들고 있다.

이 골짜기를 따라 십여리 남짓한 숲길 개울을 따라 올락면 추사 김정희가 1817년 비석 파편 2개를 찾아냈다는 통일신라시대 사찰 무장사(鍪藏寺)가 있던 곳.

무장사는 신라 원성왕(元聖王)의 아버지 김효양(金孝讓)이 지은 절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 전쟁에 지친 태종무열왕이 투구와 병기 등을 묻은 골짜기에 지은 절이라서 무장사라고 불렀다 한다.

1915년 이곳에서 신라 소성왕(昭聖王)의 왕비 계화부인(桂花夫人)이 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아미타불상을 만들어 무장사에 봉안한 내력을 새긴 사적비가 발견되면서 무장사 터임이 밝혀졌다.

일대에 무장사지삼층석탑(鍪藏寺址三層石塔:보물 제126호)과 무장사 아미타불조상사적비 이수 및 귀부(鍪藏寺阿彌陀佛造像事蹟碑螭首─龜趺:보물 제125호)가 남아 있다.

추사는 비석이 파손되기 이전에 앞서 찍은 탁본을 입수해 당시 청나라의 대학자인 옹방강에게 보냈고,옹방강은 왕희지의 글씨를 집자한 가치있는 비문이라고 회신했다는 곳이다.

무장사터에는 또 이 비석의 머릿돌이라고 할 수 있는 이수와 받침대 역할을 한 거북이 모양의 귀부가 남아있었는데 ,추사는 머릿돌에 발견 과정과 감회를 새겨놓았다고 한다.
이후 1915년 비석 파편이 하나 더 나와 지금은 추사가 찾아낸 것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경북 경주시 암곡동에 있는 무장사터 아미타불조상 사적비는 머릿돌과 거북이 모양 받침대를 보수하면서 1963년 보물 제125호로 지정됐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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