鷹立如睡 虎行似病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병든 것처럼 걷는다고 했다. 힘만을 앞세워 요란하게 휘젓고 다녀봐야 소득도 없고 위엄만 떨어진다. 채근담에 응립여수 호행사병(鷹立如睡 虎行似病), 

참 어려운 주문이다. 수사기관인 동시에 준사법기관 역할을 해야 하는 검찰의 타고난 숙명이다. "정의는 실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정의가 실현되는 것으로 비쳐야 한다"는 영국 법언에서 보듯이 국민 눈에 정의 실현으로 비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검찰 CI(사진)는 대나무의 올곧음을 형상화한 것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나타내고, 가운데 칼 모양의 직선이 바로 정의를, 그 좌우는 공정, 진실, 인권, 청렴을 상징한다.
 
수사가 진실되지 않고 공정하지 않으며 인권에 반한다든지 수사 주체의 청렴성이 결여되면 정의 실현으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다. 검찰 CI에 새겨진 검찰의 핵심 가치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이 다섯 대나무 막대기를 죽비로 삼아 수사현장에서 늘 스스로 되돌아보고 채찍질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박용석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 내린 들판을 걸어 갈 때
함부로 어지러이 발걸음을 내딛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를 따르는 사람의 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