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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앞날은 포항시민이 책임져야’
‘개구리를 끓는 물에 바로 넣으면 개구리가 튀어 오릅니다. 그런데 찬물에 넣어 놓고 불을 지피면 아, 따뜻하다 하면서 바글바글 끓을 때까지 그대로 있습니다.
포항경제도 시민과 기업들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으면 정신 차리고 난 후에 보면 벌써 끓고 있을 겁니다’-<포항 인문학 산책>,
요즘 들어 부쩍 ‘포항은 위기다’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경제적으로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고 있다 보니 지표상으로나 체감온도로 느끼는 포항의 위기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지역의 위기감 해소방안을 강구하고자 지역에 거주하는 각 분야 전문가 10명이 모여 머리를 맞댄 결과가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바로 <포항 인문학 산책>이다.
지역 문화봉사단체인 사단법인 전국푸른문화연대( 이사장 이재원)가 지난 해 10월 개최한 제2기 푸른문화학교 강의를 담당한 10명의 강사들의 강의내용을 책으로 엮어 만든 <포항 인문학 산책>은 포항의 역사와 인물, 환경, 민속 그리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항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주목을 끈다.
우리 포항은 당시 대도시였던 ‘서라벌 보다는 희망을 바다 쪽에서 찾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본문 64쪽-으로 서라벌의 변방지역이 아닌 바다로 향하는 전진기지였다는 역사적 해석은 진취적인 포항정신의 배경을 이룬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산업화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한 포항제철소(포스코)가 포항에 들어 선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문헌에 나타나듯 포항지역이 예로부터 제철이 흥했던 곳이라는 사실 외에도 ‘조선의 유명한 지상학자였던 이성지가 우연히 모래벌판을 둘러보고는 범상한 곳이 아니라며 서편의 운제산이 십리만 멀리 있어도 수십만의 사람이 살았을 것’-본문 41쪽-이라 했다는 어룡사의 전설이 있고 보면 그 당시에 벌써 먼 훗날 이 자리에 포스코가 들어 설 것을 예견했다는데 실로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한때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의 가장 큰 축을 이루었던 포스코가 오늘 날 쇠퇴기를 맞아 지역살림이 말이 아닌 지금,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 역사 속에 나타난 진취적인 기상의 포항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리고 포항정신으로 무장된 포항시민의 역할 역시 더불어 강조되고 있다.
‘2050년 포항의 풍요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시장, 국회의원, 기관장, 포스코? 아닙니다. 다들 임기가 정해져 있고 바뀌니까요. 그러면 누가 해야 되요? 포항시민이 해야 됩니다’-본문 118쪽
지방자치시대에 진정한 주인은 시민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 동안 시민의 역할이 부족했던 우리지역 현실에서 포항정신을 재조명하고 미래를 위한 시민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항 인문학 산책>은 지역 고찰의 중요한 인문학적 자료로서 그 가치와 의의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포항시민의 의식이 바뀌면 시민행동이 바뀌고, 시민행동이 바뀌면 행정과 정책이 바뀌고, 시격(市格)이 바뀌고, 2050년 미래도 바뀐다’-본문 123쪽-
포항시의 흥망성쇠와 영원히 함께하는 포항시민이야말로 포항의 앞날을 책임질 주체라는 사실은 이 책이 전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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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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