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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 화백, 천연 돌가루 石彩畵 포항展
"'깨어질 때 아픔'과 '부서질 때 고통'이 빛을 발하는 재료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
"물감으로 그린 그림은 변해버리는 단점이 있다면 돌마다 다른 색깔이 나오는데다 영원히 그 색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에 착안해 전국을 돌며 하천과 산, 바닷가, 길가에서 뒹굴고 있는 돌을 주워 절구에 넣고 빻아 화폭에 담는 석채화(石彩畵)의 김기철 화백이 40여년간의 그림전이 27일 포항시의회에서 열렸다.
지난 3월 런던 남부에서 문화예술극장으로 유명한 페어필드홀(Fairfield Hall)의 썬 라운지(SunLounge)에서 5일간의 전시회가 입소문을 타고 하루 2000여명씩 관람객이 다녀가며 동양화풍의 은은하게 빛나는 돌가루들을 감상하고 작가의 내면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평을 들은 김화백은 세계 3대 박물관 중에 하나인 런던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쪽에서 연락이 와 유화작품 '명성황후'를 박물관 3층에 있는 한국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무주와 영동, 금산, 옥천 등 금강지류 일개의 강돌을 빻아서 가루로 만들고 무거운 쇠절구로 돌을 부수고 체에 걸러 적당한 크기의 돌가루를 만든 다음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씻고 불에 말리며 불순물을 제거하는 돌가루 안료의 제조공정은 산사(山寺)의 수행자가 구도의 길을 걷는 것 보다 더한 고통과 열정, 집중을 해야 한다.
동양화를 처음 접했을 때 화선지에 붓을 대면 먹이 퍼져나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으나 그림의 색이 변해가는 것에 싫증을 느꼈고 심상에 떠오르는 색체 그대로 표현하고자 변하는 색으로는 믿음을 가질 수 없어 고민하던 끝에 접한 돌가루로 그린 작품에 매력을 느끼며 시작하게된 돌가루 그림,
출토지가 각각 다른 색상의 돌은 전국 각지를 비롯해 하물며 해외에서 구하기도 한다는 돌,
검정색은 공업용 금강석을, 흰색은 강가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차돌로 백경색으로 하얀 천에 뿌리면 수를 놓듯 반짝임이 아름답다고 한다. 노란색은 황토를 불에 살짝 구우면 나타나며 이보다 조금 더 그을리면 붉은 색과 초코색도 낸다.
빨간색은 중국에서 공수를 하며 구하기 어려웠던 녹색돌은 관람객의 제보로 평생을 쓸 만큼 가져왔고 하늘색 돌은 지구반대편 남미에서 가져와 현재 3000여가지의 돌가루 색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 본연의 마음으로 다한 창작의 손끝에서 묻어 나오는 돌가루 색채는 마치 숨을 내 쉬는 듯 섬세하고 은은한 향을 품은 듯 본래의 맑은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돌가루로 그린 그림은 이 시대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지를 깨닫게 하고 있다.
산과 강, 골짜기가 아름다운 전라북도 무주에 작업장을 두고 있는 김기철 화백은 기독교TV방송과 CBS 인간탐험 청지기 24시에 출연하고 충북대, 부산대, 한양대 등의 대학 및 필리핀과 태국, 호주, 홍콩 등에 초청전을 열은 바 있으며 하와이를 비롯해 4~500년 전에 시작했다는 인도 간다리아 아트리움갤러리 등지에서 전시회를 연 바 있는 이번 포항시의회 로비 전시회는 29일까지 포항시의회 1층 갤러리에서 사흘간 전시를 한다.
한편 성실했지만 돈벌이가 형편없었던 대장장이 아버지와 새우젓을 팔러다니다 무당이 되신 어머니 아래서 화가보다 무술배우가 되고 싶었던 김기철 화백의 충북 영동에서 어린시절, 멸시와 설움으로 학교는 물론 집에서 조차 쉴 수 없었던 그는 열다섯살에 자살시도를 했으나 나뭇가지가 부러져 살아나는 등 세상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젊은 시절 이었다.
세번의 자살 시도에도 실패한 후, 생각의 기준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닳을 즈음 교회에 나가면서 성경을 통해 가느다랗지만 밝은 빛을 찾앗다. 살풀이로 풀고 싶었던 한과 삶의 목적을 정확히 알소 난 다음 매력과 가치를 느끼면서 향기가 전해져 온 것이다.
강가의 볼품없는 돌 같았던 김화백의 젊은 시절이었지만 자신만의 기준을 버리고 세상을 향해 돌가루의 신비감을 전 세계에 전하는 석채화로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며 단단한 돌들이 부서져 자연의 색으로 영롱한 빛을 내는 그림속에서 누구나 삶의 기쁨을 발견하도록 마술같은 주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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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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