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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

ㆍ작성일	2013-08-1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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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선장으로 참치공급…2013년, 공장主로 기념식
`50주년` 사모아 참치캔 공장 찾은 김재철 회장
"제가 바로 60년대 사모아 참치캔 공장에 참치를 공급했던 첫 선장이었습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인 미국령 사모아를 방문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79)이 사모아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동원그룹의 미국 소재 자회사인 스타키스트의 사모아 참치캔 공장 건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서다.

18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사모아는 스타키스트 참치캔 공장 건립 50주년인 지난 17일을 `스타키스트의 날`로 지정하고 거리 퍼레이드와 노래ㆍ춤 경연 등 대대적인 축제를 벌였다.

김 회장은 지난 13일 그룹 임원진과 스타키스트 경영진을 대동하고 수도 파고파고에 일찍 도착했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이삼휘 대표 등도 사모아에서 열린 스타키스트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다.

그룹 관계자는 "과거 사모아 캔공장에 참치를 납품하던 업체의 선장에서 `50주년 행사`에는 회장 신분으로 이사회를 주관하게 돼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과 사모아의 인연은 196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 원양어선 승선 시절의 김재철 회장 모습.

부산수산대를 막 졸업한 김 회장은 1958년 23세 나이에 원양어선 항해사로 출발해 3년 만에 동화선단 선장이 됐다. 이후 1965년까지 8년간 직접 바다에서 참치를 잡았다. 1963년 미국 수산업체였던 스타키스트가 사모아에 세계 최대 규모 참치캔 공장을 건립하자 그 공장의 첫 참치캔 제조를 위해 참치 원어를 납품했던 이가 바로 김 회장이다. 경쟁자들보다 `참치잡이`에 뛰어났던 김 회장은 사모아 캔 공장에 참치를 판 재원을 바탕으로 1969년 동원그룹을 설립하게 된다. 이후 1980년 참치캔을 자체 제조하기 시작했는데 사모아 캔 공장의 영향도 컸던 셈이다.

김 회장은 2008년 스타키스트를 3억6300만달러(약 3800억원)에 인수한 후 지금까지 사모아 캔 공장에 4300만달러(약 470억원)를 투자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하는 참치캔 가운데 매년 6000컨테이너(TEU) 분량은 미주 지역, 500컨테이너 분량은 호주와 아시아에 수출되고 있다.

김 회장이 사모아를 중요시 하는 배경에는 동원그룹의 참치사업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수산 가공식품에 35%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부과해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원이 국내에서 생산한 동원 참치캔을 미국에 수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반면 미국령인 사모아에서 생산한 참치캔은 관세 없이 미국에 판매가 가능하다. 또 참치 조업지인 남태평양에 위치해 신선한 상태에서 캔으로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사모아는 미국 영토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의회가 정한 `최저임금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현재 미국의 최저임금은 하루 7.25달러지만 사모아는 4.18~5.59달러 수준으로 미국 본토보다 낮다. 미국 의회는 수차례 사모아에 최저임금제를 적용하려고 논의했으나 현지인들 반발로 도입하지 못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동원그룹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 스타키스트 참치캔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사모아 입장에서도 동원그룹의 스타키스트 공장은 없어선 안될 절대적 위치에 있다. 인구 6만명 가운데 캔 공장이 2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어 사모아에선 가장 큰 산업이다.참치캔 공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어업과 농업에 종사해 캔 공장이 사실상 경제발전의 유일한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7일 공장설립 50주년 기념식에는 튀라이파 말리엘레가오이 수상과 롤로 몰리가 주지사 등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회장은 기념식 인사말에서 "스타키스트는 앞으로 세계 1위 수산물 브랜드가 될 것이며, 이 목표 달성에 사모아 공장이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신문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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