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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불꽃’이 된 윤성근 부장판사(前 서울 남부법원장) 영전에
2022. 1. 11. 하늘의 별이 되신 윤성근 부장판사 영전에 감히 이 글을 올립니다. 부족한 제가 살아생전 그대와의 옛 언약을 지키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 지난해 11. 14.부터 한 달 동안 주옥같은 칼럼을 모으고 모아 세 권의 책(초판, 에피소드판, 개정증보판)을 세상에 냈습니다.
그대의 명이 이어지라고 제목의 '불'자와 '꽃'자를 이어 붙이기까지 했건만, 결국 이같이 우리 곁을 떠나갑니다. 아무리 인생이 <공수래공수거>라 하지만, 아직 산 자에게는 야속하기만 합니다.
책이 발간되고,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시스템 DB에 영구 등재되는 모습까지 다 확인하면서 투병 의지의 끈을 잡고 있던 그대 모습에 전생부터 이어진 인연 빚을 되새깁니다.
자기 몸도 천근만근인데도 연수원 동기생 모친상에 조의(弔意) 댓글을 달던 모습에 동기생 모두가 뭉클해지곤 했습니다.
서문조차 구술도 할 수 없어 고육지책으로 백지로 낸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은 이제 한국 법치주의 확립에 영원한 등대와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육신은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지만, 그대의 대의(大義)는 영원합니다.
비록 그대의 육신은 우리와 이별하지만, 이제 금강석 같은 명문(名文)은 세 권의 책으로 남아 한국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빛나는 횃불이 됩니다.
서초동 법원 청사 뒤뜰에서 이름 모를 야생화꽃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던 모습에, 영어ㆍ중국어 모두에 능통하고, 영미법과 중국법, 국제상사법 분야에서 누구도 견줄 수 없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던 평소의 모습에,
배석 판사들에게는 자상한 형님과 같은 자세로 스승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던 그대이기에, 우리의 슬픔은 한이 없고, 그대의 부존재를 안타까움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대로부터 명판결을 받았던 수많은 당사자는 그대 이름을 자신의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 세속의 근심과 잠시나마 억울했던 지나간 사연은 모두 털어 버리시고, 영원한 태초의 원소로 합일되어 영면하시기를 합장 기도하면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선시(禪詩) 한 수 영전에 바칩니다.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출생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짐이다.
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
뜬구름 자체는 본디 실체가 없으니
생과 사의 오고 감도 또한 그러한가?
獨有一物常獨露 (독유일물상독로)
湛然不隨於生死 (담연불수어생사)
오직 한 물건이 홀로 항시 번뇌를 벗어나
맑고도 고요한 경지에 이르러 생사(生死)에서 벗어났네.
《승가례의문(僧家禮儀文)》
부디 이제 모든 것 다 털어버리고, 평온하게 영면하소서!
2022. 1. 11.
강민구 拜
[출처] ● ‘불멸의 불꽃’이 된 윤성근 부장판사(前 서울 남부법원장) 영전에|작성자 강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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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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