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無水不秀(산무수불수)/水無山不淸(수무산불청)/曲曲山回轉(곡곡산회전)/峰峰水抱流(봉봉수포류)

산은 물이 없으면 수려하지 아니하고/물은 산이 없으면 맑지를 못하는도다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이 돌아가고요/봉우리 봉우리마다 물이 감아도는군

武夷九曲歌 (朱熹)
 

900미터의 칼봉산과 1068m의 연인산에서 옥계구곡을 거쳐 24km를 스쳐지나 온 바람은 예리한 칼날로 베어낸 피부처럼 얼얼한 12월, 그 얼음장 아래로 물흐르는 소리가 더 없이 고고하게 들리는 어두컴컴한 새벽길 
 
따스한 남쪽에 살던 사람이 대학과 직장에서 20여년 서울에서 살면서도 스쳐 지나거나 와 보지 못했던 호반의 도시 청평을 끌어안고 있는 경기도 가평을 아이의 군대 면회를 위해 두 밤과 새벽을 겪으며 감정을 털어놓는다.  
 
초.중등시절 하루 50여리를 걷고 자전거로 다니던 촌놈이라 교통의 불편이 당연함이 몸에 베인 탓인 지 마트에서 구입한 홍어를 먹고 배가 아파 아무도 없는 새벽길을 읍내까지 걸어나오는 것은 아무런 일도 아니었다.
 
새벽 네시면 눈뜨고 움직이던 것이 익숙해져버린지 40여년이라 칠흑같은 어둠 속의 용추계곡을 둘러보았다.
 
산골의 바람이 피부에 닿는 순간 예리한 갈날이 몸에 닿는 듯한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는 골짜기의 공기가 띄엄띄엄한 산골 민가의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마저 얼려버릴 듯한 차가운 날씨는 南녁사내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특히 겨울 용추구곡의 새벽에 울부짖는 새소리는 머리끝을 쭈볏하게 세울만큼 날카로운 비명이 골짜기의 메아리로 두어차례를 엄습하는 곳,
      
북면의 명지산, 도마치계곡, 연인산, 상면의 축령산, 아침고요수목원, 하면의 운악산, 꽃무지풀무지, 가평읍의 추구곡, 자라섬, 남이섬, 청평면의 청평호반, 대성관광지, 그리고 설악면의 유명산, 어비계곡,
 
2000만 수도권 사람들의 허파이기도 한 이 지역은 그 사람들이 수면과 놀이, 안식을 제공하는 휴식처인 2000여개의 펜션 도시이시도 하다.
 
용산과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iTX열차를 타고 가평역에 내리는 순간 6만5천여명의 골짜기마다 흩어진 주민들은 보이지 않지만 그 만큼의 관광객과 군인들의 면회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형 마트의 지입기사들이 무료 운송을 위해 기다리는 특이한 곳이기도 한 가평,
 
       
    
특히 강원도와 경계이며 1000미터 이상의 산으로 둘러싸인 북면의 경우 지역인구보다 펜션 숫자가 않은 등 인구 9만이던 1970년대의 가평은 90년대 6만으로 줄었다가 2014년 현재 5000여명이 증가해 돌아오는 가평군이 되고 있다.
 
남이섬과 용추계곡 등 90년대까지 주로 여름철 휴가지였던 이곳이 꽁꽁 얼어붙은 땅인 한겨울에도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이유 중의 하나가 20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보호구역이자 매주말 군인을 배출하며 훈련병과 교육생의 부모가 아이를 만나 그간의 노고를 풀어주는 곳으로 民과 軍, 政이 함께 상생의 호흡을 하며 더불어 사는 곳으로 탈바꿈해 있다.
 
군부대가 특히 많아 지역발전을 이루지 못했기에 군인들의 외출.외박으로 지역민의 고정적인 수입을 안겨주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