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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Wit

ㆍ작성일	2012-07-0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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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끝에 단비 내린 후 일요일의 아침
씨알이 예년에 비해 30%굵기로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터져나온 지난 서너달간의 역사상 최고의 가뭄 끝에 비다운 비가 내린 후 영일만에 떠오른 7월의 태양은 더 없이 찬란하다.

시장에서 파는 파조차도 나무껍질 같은 거칠고 질긴 탓에 그나마 두배 이상 값이 뛰었지만 한번 먹어본 사람은 비가 내리기 전에는 두번다시 구매하기를 꺼릴 정도의 지독한 가뭄으로 농민의 속은 검게 타들어 꼬쟁이가 되기 직전에 내린 단비가 대지를 적시고도 개골창에 물이 흐르니 잠시 한시름 붙들어 맸으나 도시의 바닷가엔 그 아픔을 느낄 겨를이 없다.

다만 동이 터 오를 때까지 농민의 아픔같은 도시민의 배고픔이 기타소리로 묻어날 뿐 모래사장에는 밤새도록 연인의 주고받는 사람놀이는 잔잔한 바다만큼이나 시간가는 줄 모르는 듯 즐거움으로 가득한 듯하다.

TV에도 출연하며 양푼이 드럼아저씨로 알려진 추영식와 밴드들은 중천에 해가 떠오른 뒤 밤새도록 노랠를 불러 발성도 힘들지만 하얀 모금함에는 푸른 빛의 지폐가 달랑 바닥에 깔려있을 뿐 아침꺼리조차도 넉넉치 않은 모양이다.

예전과 달리 기타 반주를 곁들인 해안가 즉석노래방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도 여유치 않은 듯 드럼아저씨의 모금함은 날로 가벼움이 더해지니 이젠 상식을 깬 일출 때까지 반주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마케팅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다 군밤과 뽑기 등의 복합상품을 전시하며 군집을 이뤄 사람들의 시선끌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에서 전과 같은 여유로움이 없음을 느낄 수 있다.

날이 훤해진 탓에 노래를 부르려는 사람도 없지만 어쩌다 밤새도록 나눈 대화에도 못다한 부분을 음악으로 대신하는 여성도 눈에 들어온다. 그것도 잠시 부르던 노래를 그만두고 물가로 가서 통곡을 해 버리는 이 사람은 무슨 연유일까?

백사장으로 조깅하는 사람, 모래를 그린으로 여기며 골프샷 하는 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가는 차에 더 높이 떠오른 해로 기타를 튀이던 연주자는 차일아래로 자리를 옮겨 소리를 이어간다.

연료가 바닥이 난 듯한 힘빠진 목소리는 막걸리 한 잔으로 재충전을 해본다.

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