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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Wit

ㆍ작성일	2012-05-0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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米壽의 노인이 봄속에서.....

봄이 무르익는 텃밭을 일구느라 낫과 호미를 들고
골다공증으로 불편한 무릎에 다리를 질질끌어
이밭저밭을 헤메며
정구지(부추)
돈나물(돌찌)
엉겟잎
두릎
도라지를 뜯는다.

팟씨가 갸느스름하게 솟아올라 노오랑 유채꽃으로 화할 듯한 늦은 봄
송홧가루는 온 산천지를 뒤덮을 듯 날리고
이제
숲은 연녹색에서 검청색으로 변해가는데
소쩍새는 그리도 슬피 울건만
외로운 노인의 친구라곤
멍멍이 뿐이다.

이 녀석도
손주가 일본에서 외로움에 목말라 구입했다가
동병상련 할머니 생각에 데려왔지만

불판한 다리는 또 다른 고통을 안기고 있다.
먹잇감을 제때에 줘야하는 부담으로.....

어릴때부터 때맞춰 식사하는 습관으로
여든을 훌쩍넘긴 나이에도 잔병치레를 하지 않음에
자식들은 그저 감사할 뿐이다.

보릿삭이 탐스레 맺히는 밭너머
감자와 고추, 고구마를 심어야 할 놀리는 황톳밭은
윤기가 날 만큼이나 맨질맨질하다....

아픈 다리를 끌며 수일동안 잡초를 메는 노인에게
구슬피 우는 뒷산 부엉이 조차도
벗이 되어
그렇게 봄날은 깊어간다.

물기가 없어 말라비틀어졌던 지난해 대비
올해는
많이내린 봄비로
주렁주렁 포도알 처럼 맺힐 아카시아꽃이 덮칠 산기슭 시골집 주변엔
어느새 그 잎들 사이사이로
비록 아직은 무르지만
성장한 가시가
자신을 보듬고 있다.

일본 토쿄도에서 멀지않은 기후현(아래 일본지도의 21번 중부지방) 가나야마 여자중.고등학교

1940년대의 사진을 팔순의 노인이 그리워합니다.

그 사진을 소장하고 계신 분은 영남뉴스(http://www.ynnews.pe.kr)에서 연락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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