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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한반도 속의 호미곶반도 산길
오뉴월의 뜨거운 태양같은 5월의 뙤약볕이 내리쬐는 반도속의 호미곶반도 산길을 따라 걷는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보리밭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에머랄드 동해를 배경으로 산속으로 접어든지 20여분만에 누가 오라고, 가라고 하지 않는데도 오존층이 파괴된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흙길을 따라 새소리를 들으며 마냥 걷는다.
호미곶반도의 끄트머리에서 걷기 시작한 이 산길은 영일만과 동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산등성이로 오솔길이라기엔 조금 넓은 도로를 알락말락하는 일행과 함께 걷기 시작한 지 30여분도 채 되지 않아 갈림길이 나온다.
어렴풋하게 이 도로를 따라 간적이 있다는 말에 오른쪽으로 한참을 가다가 공사판과 막다른 길로 인해 돌아나와 다시 그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걷는다.
6월이면 피었던 그 아카시아가 5월중순, 그것도 피기 시작한 지 2주일 남짓할 사이에 흙으로 된 산길에 말라비틀어진체 떨어져 뒹굴고 있다.
봄이 왔나 싶더니 어느새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날씨가 되는 지구에서 이제 지구북반구의 온대기후지대는 난대와 아열대 기후로 변해 봄은 1주일 정도 뿐이다.
이러다보니 벌들이 한달여간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를 이용해 꿀을 채취할 시간마저도 없이 7일간의 꽃향기로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반도끝에서 십여리도 체 되지않은 곳에서부터는 이제 바다도 보이지 않는다, 흘끔흘끔 좁은 골짜기를 비집고 봐야 개울같은 푸르름이 느껴질 뿐이니 호미곶반도는 결코 좁지도, 짧지도 않은 반도임을 느낄 수 있다.
골짜기를 따라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가지런히 정리되 야채가 심어진 밭과 이웃한 민가가 눈에 띄고 계곡을 따라 형성된 곳에 물이 가득찬 저수지도 보인다.
한참이나 탈속의 산중에서 세속으로 다시 환생한 것이다.
반도속의 반도인 호미곶, 비록 작지않은 농사용 물을 가둔 저수지 아래에 이제 막 모내기를 마친 논까지 눈앞에 자리하고 있는 구룡포와 삼정리.
100여년전 식민지배하의 이 항구도시는 어땠을까?
그 당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좁은 골목에 있는 풍물을 찾기보다 산위에서 내려다보는 항구와 마을풍경이 더 가치가 있으리라.....
50여만명이 사는 포항보다 더 가치가 있었을 항구도시 구룡포읍의 분위기는 역시 구룡포항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산마루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항구도시, 일제시대 이후 전통적으로 빈부차이가 극심한 어촌형 마을, 그기에다 식민지배하의 골목길과 다다미방의 문화가 있는 구룡포......
50여리도 채 걷지않았는데도 비포장의 흙길을 따라 푸른 공기를 마신덕에 허기가 느껴진다.
모리국수가 유명하다해서 찾았다가 막걸리냄새가 난다며 쫒겨났다.
이상한 집이다.
'돈'이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가치로가 아닌 '인간'의 가치, 국수를 만드는 '장인'가치를 우선하는 주인어르신의 정신을 뭐라할 수 없는 좁디좁은 오래된 구룡포 골목에서 그렇게 쫒겨났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던 길에 모자마저 버스 속에 떨군체 와버렸네., 전날 밤 세시간 남짓한 잠에 막걸리까지 했으니 햇살을 가리기 위해 산에서 썼던 그 모자는 내것이 아니었다네.....
이 다음에 막걸리 냄새가 나지않도록 음주산행(飮酒山行)은 하지 않을 것과 충분한 수면(睡眠)을 취한 다음에 다시 찾아야지......
필요를 충족시키고 사색의 여유, 철학적 사고력 강화로 관념의 합리성과 논리성을 갖추게 해 자연을 이해하는 능력 배양을 통해 과학 발전으로 연결한다는 산책로를 즐긴 하루였건만 돌아오는 길에는 물질적인 가치를 빠트린 체 왔지만 이보다 더 고귀한 관념적, 정신적 소중한 가치 하나를 얻은 하루다.
심신이 고달프나 인체에 구성된 섬유질, 즉 걷기를 통해 오장육부의 근육운동으로 항산화성 물질을 생성시키며 반도속의 흙으로 된 반도에서 아카시아의 여운을 이해하는 자연의 섭리를 깨쳤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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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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