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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Wit

ㆍ작성일	2012-04-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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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닥쳐온 봄
지난 새벽까지만 하더라도 세찬 바람에 차가운 날씨였던 관계로 울릉도로 향하는 여행객들은 이른 아침 두툼한 옷을 껴입고 포항발 울릉도행 여객선을 탔던 그 기온이 해가 중천에 떠 오르면서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듯 훈풍이 해안가로 몰아닥치고 있다.

몽오리도 맺지 못한체 벌들이 달려드는 해안가 가로수인 벚꽃나무엔 한나절의 햇살에도 활짝 터져버린 꽃들로 향기를 맡은 수많은 벌들이 꿀의 향기에 취한듯 흥청거린다.

무릎까지 걷어올린 손주의 칭얼거림은 들리지도 않은 양 노인의 시선은 물에 내려진 낚싯대를 응시할 뿐 한가로이 작은 통통배가 넓은 바다로 향하는 그림같은 2012년 4월 둘째주의 일요일 풍경이 영일만에 펼쳐진다.

어제 새벽에 나간 후 낮에 들어왔다가 내일 새벽에 또 출항을 앞둔 대게잡이 어선에 그물손질이 바쁜 아낙네가 갑작스레 열풍이 부는 동빈내항에 두텁게 껴입은 겨울 옷들이 하나, 둘 벗겨지며 살랑거리는 미풍처럼 '만선(滿船)의 희망이 그득하다.

한겨울의 차가운 바람기가 새벽같이 몰아닥쳤던 그 바닷가 아스팔트 위로 벌써 아지랭이가 몽올거리며 피니 저마다 질닌체 피어나는 이 꽃들도 양지바른 곳에 이미 지고 있는 목련처럼 내일아침 바람에 땅으로 날려 뒹굴 것이니 이 봄도 벌써 저만치 가고 있네.......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往來風雨中 왕래풍우중
어제밤 비에 피었던 꽃
오늘 아침바람에 떨어지네
가련하다 한 봄의 일이
비바람에 오고 가는구나.........朝鮮)송한필(宋翰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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