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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Wit

ㆍ작성일	2013-08-15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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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한 밤의 더위도 이젠......
한달여간에 걸쳐 온 밤을 잠 못이루던 그 무더위가 말복이 지나자 선듯선듯한 바람이 산에서 방안을 통과해 바다로 향한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여름동안 에어컨 없이도 크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던 이 여름날들이 흙과 숲으로 이루어졌던 공간들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메꿔지면서 이젠 참아내기가 한계에 다달았다.

편리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스스로 파놓은 구덩이에 매몰되어버린 자연의 순리,

30여년전, 이맘때 즈음의 시골에서는 하천에 웅덩이를 만들어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논에 양수기로 물을 퍼올리며 그 물에 등물로 땀을 식히고 나뭇그늘에서 더위를 잠재웠다.

들판을 가로질러 불러오는 열풍이 억겁으로 분리된 흙과 논밭을 지나 다가오지만 녹음이 온도를 내려주던 그 때에 비하면 이 더위는 배부른 사람의 풍월에 불과하다.

갈라져가는 논바닥, 타들어가는 벼, 때를 맞추어 물을 공급치 못하면 추수해야 할 가을이 와도 말라 비틀어 쭉정이만 있는 논에선 희망이 사라졌고 겨우내내는 물론이요 다음해 보리를 벨 때까지 온 식구의 끼니마저 걱정해야 하던 가뭄과 무더위,

먹고사는 것에 어려움이 없는 2013년의 찜통더위는 호구지책이 아닌 삶을 향유할 공간이 단지 불편할 뿐........

불과 30여년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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