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상황, 도울 수 있는 것은 이웃, 아이쿱생협
15일 포항 지역에서 발생한 진도 5.0 이상의 지진에 이어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작년 경주 지진 이후 진도 5.0 이상의 지진이 이어져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동안 지진 안전지대로 여기며 준비되지 못한 많은 영역들의 점검과 대응 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16년 경주 지진은 아이쿱생협도 처음 겪은 재난 상황이었습니다. 경주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의 피해도 속속 확인되었습니다. 그보다 심각한 문제는 ‘일상의 안전’이 깨졌다는 심리적 충격이었고 그 트라우마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재난에 대비하자는 생각에 경주, 포항, 울산아이쿱생협을 중심으로 상시적인 재난안전교육이 시작되었고 아이쿱생협 재난대책위가 구성되었습니다.
1년간 준비된 체계는 포항 지진 상황에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아이쿱생협은 재난대책위의 신속한 결정으로 포항, 경주 지역의 조합원, 주민을 위한 담요, 비상식량 등이 포함된 4,000만원 규모의 1차 긴급 구호 물품을 준비, 바로 전달하였고 조합원을 위한 대응 매뉴얼 배포도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2차 지원 방안도 차례로 실행될 예정입니다.
재난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전문 지원 인력 양성, 체계화된 대응 매뉴얼, 피해자에 대한 긴급구호는 기본적으로 작동해야하는 사회 안전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피해 시민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담긴 지원은 정부 역량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영역입니다. 재난 상황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은 이웃, 가족입니다.
이들이 일상의 대응 체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시민 역량을 꾸준히 성장시킬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절실합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의 경우 생활협동조합 등의 시민 조직이 일상적으로 구축해온 체계적인 재난 대비 시스템 덕분에 고베 대지진 등의 재난 피해를 신속히 복구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습니다.
일상적인 대비책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피해 규모와 위치를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주체는 바로 그 지역사회에 속한 구성원입니다. 재난 피해 해결의 주체인 지역사회와 밀착해 활동하는 사회적경제조직과 시민사회조직의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민사회조직, 사회적경제조직이 지역의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안전망 구축을 위한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재난 대응 체계 구축의 주체가 정부-시민사회/사회적경제조직-시민으로 확대될 때 생명과 안전을 위한 안전망이 생활 속에서 촘촘히 구축될 수 있습니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시민조직과 사회적경제조직 활성화에 힘을 쏟아 줄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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