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ㆍ추천: 0  
|
|
|
알바‘생’이 아닌 알바‘노동자’입니다. -
알바노조는 알바‘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한국에서 알바노동자들은 낮은 임금, 빈곤, 막말과 무시, 성폭력, 끊임없는 산재, 불안정한 삶, 꿈을 빼앗긴 미래들로 포위당한 채 삶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알바노동자들을 둘러싼 차별에 저항을 해보지만, 저항을 가로막는 큰 벽 앞에 힘을 잃고 맙니다. 그 벽의 이름은 ‘알바생’입니다.
알바생. 너무도 흔한 말이라 알바노동자 스스로도 알바생이라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알바생이라는 단어 속에는 알바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시키는 뜻이 숨어있습니다.
알바생은 저임금 파트타임잡인 아르바이트 노동을 뜻하는 ‘알바’와 주로 초등학생, 중학생처럼 무언가를 배우는 어린 사람을 연상시키는 ‘생’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80년 후반 아르바이트는 주로 대학생들이 하는 일로 각인되었기 때문에 알바생이라는 단어는 ‘아르바’이트 하는 대학‘생’의 준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이렇다보니, 사회에서는 알바노동자는 곧 어린 사람, 무언가를 배우기 위한 학생, 거쳐 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사실이 아닙니다.
알바노동자는 결코 10~20대 청년들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IMF사태 이후 더욱 불안정 해진 고용과 임금으로 투잡을 뛰거나 직장과 알바의 애매한 간격을 오고가는 이들이 늘어났습니다. 불안정, 저임금의 노동이 알바노동이라는 것 이외에 무엇이라고 정확히 정의내릴 수 없는 만큼 알바노동은 어느 특정 나이에만 국한된 노동이 아닙니다. 이런 식의 편견은 나이가 적은 알바노동자들에게는 반말, 폭언 등의 나이주의적 위계질서에 저항할 힘을 앗아가고, 나이가 많은 알바노동자들에게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이해와 받아들임보다는 나이에 따른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수치심, 자신의 존재에 대한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알바노동자가 노동을 하는 이유는 임금을 받기 위해서지 배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또한 임금이 낮다고 해서 잠시간의 용돈벌이로 알바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알바노동자들은 생계형 알바노동자입니다. 또한 신고된 산업재해 중 그 특성상 신고하기가 쉽지 않은 비정규직에서 산재비율 또한 12년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구의역과 이마트의 냉동고 제철소의 용광로에서 알바노동자들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이끌어내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알바노동은 더 나은 단계로 이행하기 위해 생략될 수 있는 노동이 아닙니다. 알바노동자에게는 목전에 닥친 삶이자 죽음의 공포입니다.
이에 알바노조는 귀사에 알바생이라는 단어 사용의 폐기를 요청합니다. 그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알바노동을 부차적인 노동으로 간주하는 편견의 폐기를 요청합니다. 알바노동자들이 ‘알바생’이 아닌 ‘알바노동자’로서 존재할 수 있을 때여야 비로소 그동안 알바노동자들이 당해온 차별에 맞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알바생’보다 빨리 능력을 취득해 떨쳐버려야 할 과정을 겪고 있는 ‘알바생’은 뭉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고 지금의 삶을 삶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알바노동자’로서 존재할 때에만 ‘알바노동자’들은 함께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른 이들과 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바‘생’이 아닌 알바‘노동자’입니다. -
발신 : 알바노조 대구지부 / 053-741-1253
|
|
|
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