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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섭취↓…이 음식 먹지 마
절대왕정이 통치하던 시절 유럽에서는 전쟁을 하기 전 반드시 소금을 준비했다. 식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대구와 청어를 상하지 않게 보관하려면 소금에 절여야 하기 때문이다.
소금은 한때 화폐 대신 통용될 정도로 귀한 물건이었다. 음식의 맛을 내고 저장성을 높이는 데도 유용하다.
하지만 오늘날 소금은 건강에 해악을 끼치는 '독'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1일 심장질환 및 뇌졸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성인의 하루 섭취 나트륨 권장량을 현재 2000㎎에서 2000㎎미만으로 낮췄다. 또 어린이들의 나트륨 섭취량을 제한하라고 처음으로 권고했다.
40%의 나트륨과 60%의 염소로 구성된 소금은 필수 미네랄인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이 포함돼 있어 인체의 신진대사를 돕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뇌졸중 위암 식도암 심장병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하는 독으로 변한다.
특히 나트륨은 고혈압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나트륨이 혈액으로 들어가면 삼투압 현상으로 주변의 물이 혈액 안으로 흡수돼 혈관이 팽창한다. 혈관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 최대 수준이다. 2011년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791㎎으로, 세계보건기구 권장량(2000㎎)의 약 2.4배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인한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의 질환도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질환의 인구 10만명당 환자수는 2005년 1만4066명에서 2010년 2만313명으로 늘어났고, 보험급여 규모도 같은 기간 2조5500억원에서 4조9100억원으로 증가했다. 나트륨 과다 섭취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유독 우리나라의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국·찌개·면류 등 국물이 많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우리 국민의 식습관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식사를 통한 나트륨 섭취 기여도는 국·찌개·면류가 31.5%로 가장 높았고, 김치류(22.5%)와 밥류·일품식류(6.9%)이 뒤를 이었다.
외식 비중이 높아진 것도 주요 원인이다. 직장 생활 등 외부 활동이 많은 30~40대 남성 직장인들의 경우 하루 동안 섭취하는 나트륨양의 절반(48.6%)을 외식을 통해 섭취한다. 이들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6808mg에 달한다.
주요 외식 품목을 보면 나트륨 함량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짬뽕의 경우 4000mg(1000g)의 나트륨이 들어가 있다. 하루 권장량의 2배 수준이다. 우동(3395mg), 열무냉면(3152mg), 소고기육개장(2853mg)도 하루 권장량을 상회한다.
정부에서도 나트륨 과다 섭취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트륨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까지 나트륨 섭취 2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함께 '나트룸 줄이기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단체급식을 저염식으로 바꾸는 운동도 진행 중이다. 실제 우리 국민의 한끼 당 나트륨 섭취량은 단체급식이 2236mg으로 외식(1959mg)과 가정식(1342mg)에 비해 월등히 높아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나트륨 일일 섭취량을 3g으로 낮출 경우 의료비 절감 등 사회적 편익은 13조원(의료비용 절감 3조원, 사망 감소에 따른 편익 10조원)에 달한다"며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민자 기자 =rululu2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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