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에는 아내를 살해한 남편이 체포됐고, 이어 15일에도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이 접근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접근한 가해 남성에 의해 피살됐다. 친딸을 성폭행해 죽음으로 내몬 남성은 고작 7년 형을 선고받았고, 호감 거절을 이유로 직장동료 음료에 락스를 넣은 남성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정말 한국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 문제가 없으며, 여성 대상 범죄는 개인적인 일인가!
여성의 불평등한 현실은 여전히 진행 중인 ‘지금의 얘기’다.
여성혐오 정서를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 대선 후보들!
여성이 처한 현실과 여성 유권자의 존재를 무시하고, 차별과 혐오를 자신의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 것은 특정후보만의 문제가 아니다.
후보들의 공약에는 여성 살해와 여성폭력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해결책을 제시하기는커녕 여성 정책 자체가 전무하다.
여성폭력 문제를 치안이라는 주제의 세부 내용으로 축소해서 다루고 있을 뿐이고, ‘성폭력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공약이 보여주듯 여성폭력 문제에 대한 무지와 뒤떨어진 인식이 만연하다. 청년 정책이라는 명목으로 디지털 성착취물 관련 대책을 구색 갖추기로 끼워놓았을 뿐이고, 젠더폭력 근절 공약을 내놓았으나, 기존 제도를 보완하거나 논의 중이던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에 불과하다.
여성시민들은 성차별적이고 구조화된 지 오래된 노동시장 속 여성 노동자의 문제, 가부장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여성 폭력, 여성 혐오, 여성 빈곤 그리고 성 착취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까지 다양한 여성 문제에 대해 발언해왔다. 여성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선거에서 여성 정책이 실종되고 혐오와 배제가 정치의 도구로 사용되는 대선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20대 대선은 ‘여성도 주권자다.’라고 외쳐야 할 만큼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국민 전체를 대변해야 할 대통령 후보는 대체 누구만을 청년과 국민으로 바라보고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가! 이제, 대선 후보는 정치에서의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가능하게 하고,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정치질서를 유지시키며, 성별에 따른 차별과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양가적 성차별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여성적 행보로 세력을 다지면서 차별과 혐오의 정치로 표를 모으는 행태를 당장 멈추고, 무책임하며 성차별적인 공약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난무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여성가족부 폐지, 성폭력 무고죄 처벌 강화 등 반여성적 공약에 공감할 수 있는 이는 오직 차별에 찬성하는 차별주의자뿐이다.
여성정책은 단순히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여성정책은 젠더구조와 사회의 권력관계를 주목하고 정책적 개입을 통해 성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려는 것이다. 여성들의 현실과 요구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여성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성평등 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성의 존엄과 권리보장을 위해 저항해 온 역사를 기억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과제를 확인하는 3.8여성의 날을 맞아 우리는 외친다.
타자와의 폭력을 강화하고 재생산하는 행보를 멈춰라!
차별의 정치, 혐오의 정치 당장 멈춰라!
우리는 성평등 정책에 투표한다!
● 27회 3.8 울산여성대회
-일시: 3월5일 (토) 오후2시~3시 / 장소: 롯데백화점 정문 앞
-흐름
: 대회사, 발언, 문예극단 ‘가자’공연, 노래공연 등
114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27회 울산여성대회 조직위원회
(울산여성회,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상담소시설협의회,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여성위원회, 진보당 울산시당 여성엄마진보당, 정의당 울산시당 여성위원회, 노동당 울산시당, 전국여성노동조합 울산지부, 울산여성문화공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