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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우의 살아있는 마리아, 강금남 향기마을 원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출퇴근 하는 도로변 학교 앞 등나무 벤치에 너무 앉아 있고픈 마음에 다니던 세무사사무실을 그만두고 두어번이나 시도한 끝에 시작한 일이 28년째가 되네요.
세탁기도 없던 1980년대 초반, 150여명의 시설에 몇천원의 기숙사비를 겨우 충당할 능력이 있는 대소변을 못가리는 중증장애우들의 부모들이 내는 비용으로 손빨래를 비롯해 청소와 식사에 시설관리까지 성별 구분없이 아이들의 수발노릇을 하던 그 시절,
10대에서 50대까지 두살배기 어린아이의 지능을 가진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향기마을의 강금남(51) 원장의 시작은 이랬다.
비학산과 내연산 등 700m이상의 산이 병풍처럼 서북쪽을 둘러싸고 있는 흥해와 청하들판을 가로질러 하얀 펜션같은 몇개의 건물 앞 뜨락으로 시들어 가는 잔디 사이사이에 돋아난 잡풀을 뽑는 초등생이나 중학생 같이 자그마한 체구로 연신 허리를 굽히는 여인은 가끔 골짜기 사이로 비치는 푸른 수평선을 굽어본다.
안동시내에서 50여리 떨어진 고향인 북후면의 집에서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다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아름다운 등나무가 만든 그늘에 쉬는 사람들이 정겨워 보인 학교로 작은 체구의 강금남은 어느날 퇴근 길에 무작정 들어가 나를 이곳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초등생 같이 쬐그마한 소녀를 아래위로 두어번 훑어 보고는 댓구도 않고 들어가 버리기를 두어차례 후, 퇴짜를 맞고 돌아나오다 시설의 뒷편에 있는 초등학교에 교사로 있는 외삼촌을 골목길에서 맞닥 뜨렸다.
"니 와 그기서 나오노?"
이차저차 말을 건내고 나니 삼촌은 "니가 만난 사람이 누고?"라며 시설 안으로 들어가 방금 저를 내 쫓은 사람을 데려 나왔다. 그는 삼촌의 초등학교 제자이자 이 시설의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였던 것이다.
박정희대통령으로부터 '5.16민족사도상'을 받고 중증장애우들이 합숙하는 공간으로 만든, 대한민국 장애우들의 대부 故 배연창 이사장의 '애명복지촌'에서 강금남의 인연은 1986년에서 88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거치며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제도, 월급봉투의 명세서가 생기며 변화와 첫번째 도약을 시작했다.
금남과 10여명의 동료들이 빨래와 청소, 식사를 준비하던 시기, 초등생이던 아이들이 졸업하자 중학교를, 고등학생이 되자 고등학교를 만들었으나 이들이 졸업 후 성인이 되었을 때엔 한동안 함께 할 수 없었다.
한국의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 만큼이나 유아교육학 등의 교육학으로 지도하던 학생과 교사가 특수교육학, 사회복지학 등을 이수하는 등으로 교육체계 및 이들이 거주하는 공간인 시설에 대한 사회복지 체계는 80~90년대 격동기의 한국 그 자체였다.
이러는 사이 애명복지촌은 경북도권역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장애우와 시설, 교육체계 등에서 시스템화를 통해 한국 중증장애인들의 모범이 되었고 식순이 역할 20여년 동안 강금남 역시 말없이 장애우들의 아픔을 함께하며 국가 사회체계에 순응을 했다.
그리고 2013년 8월, 40인의 거주 장애우와 16인의 사회복지사, 조리사, 물리치료사, 간호사 및 촉탁의사 등 65인의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공간의 대모로 발령을 받아 고향에서 130여km가 떨어진 포항으로 왔다.
이곳에 오기전인 안동 등 경북 북부권, 특히 의성의 경우 전체 주민의 35%가 65세 이상인 고령에 등록장애인만 10%에 달하는 등으로 복지의 수혜대상이 50%에 달하는데 포항에 오니 젊은 사람들이 많고 못질과 페인트칠 등 여자로서 하기 힘드는 작업을 자기집 처럼 도와주는 POSCO의 '굴렁쇠'와 머리카락이 길만하면 찾아오는 '스놉헤어'의 이발, 미용 등과 같은 자원봉사자들이 많아 그야말로 살 맛이 난단다.
50대의 장애우도 사고력과 행동은 세살배기이기에 16인의 복지사가 2교대로 남여 각 4~5명씩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24시간을 관리하는 과정에 그렇지 않아도 비정상적인 체격과 지적 능력으로 몸이 아픈 경우를 많이 겪어 본 강금남 원장은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잘 섭취하도록 해야 하지만 2010년 이후 한국의 '사회복지시설은 30인 이하의 시설로 한정하는데다 영양사는 50인 이상에 한해 두도록' 정부가 법으로 규정 하는데서 강금남 원장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현재의 조리사만로서는 조리에도 치중하기 급급하다 보니 주먹구구식의 영양성분을 함유한 음식을 낼 뿐이어서 사회복지시설의 체계적인 영양관리가 불가능하다고 털어 놓았다.
이러다 보니 강원장은 식사시간만 되면 장애우들의 식사 하나하나는 물론 식재료 선정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다.
"일은 잘못하면 다시 바로잡을 수 있지만 국민의 세금 10원짜리 하나라도 허투루 하지마라"라는 6.25 참전 상이용사인 아버지의 말을 소중하게 여기는 강금남 향기마을 원장은 요즈음 지역의 중고교에서 벌점 누적으로 봉사활동을 나온 학생들로 또 다른 전쟁을 겪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런저런 일들이 많은 포항권 10여곳에 달하는 장애인 거주시설이 이러한 문제의 학생들을 꺼려함에도 "내 아이가 저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강원장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부탁을 수용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생활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 중고등학생들이 시설에서 하루를 보내는 동안 ▲자신의 생활 환경 둘러보기 → ▲ 시설에서 장애우들의 환경 교감 → ▲ 자신과 장애들과의 비교 → ▲소감문 쓰기 →▲학교로 복귀한 학생들의 반응과 해당 학교에서의 Feedback을 통해 한국의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사회와 이 나라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에 바쁜 시간에도 미약하나마 한 몫하려 PROCESS를 만들고 시스템화에 고민을 하고 있다.
중증장애학교 교사로 있는 남편과의 사이에 1남을 두고 해맑은 미소를 가진 초등학생 처럼 몸집이 아주 작은 여인은 또 그렇게 하루 해가 저무는 것도 잊은 체, 30여년에 걸쳐 처음으로 맞닥뜨린 원장의 직무를 평생동안 가족을 위해 숙달된 외할머니가 행하듯 잔잔하면서도 거침이 없다.
향기마을이 소속된 사회복지법인 안동애명복지촌은 지난 1986년 7월 배연창 대표이사에 의해 설립된 이후 87년 12월에 장애인생활시설 애명복지촌 개원과 90년에 중증요양시설 애명 요양원 개원 했으며 2007년 3월에 포항지역에 향기마을 설치를 의결하고 2008년 8월에 지상 3층에 1동 1049㎡의 3층 건물과 2동에 191.05㎡ 등을 준공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곳은 중증장애인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여건을 제공해 일상생활 영위를 위한 교육에서 훈련, 의료, 상담, 직업훈련 및 사회심리 프로그램을 통해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사회의 일원이자 자립을 목적으로 지역사회의 성실한 사회구성원으로 통합될 수 있는 여건 마련 및 원조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주요 사업내용으로
▲ 상담 : 상담과 각종 검사를 통해 장애정도와 잠재능력을 파악해 재활의 방향을 제시한다.
▲ 기초생활훈련 프로그램 :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기능습득을 통해 자립심과 자신감 배양, 더불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초생활 습득
▲ 의료재활 프로그램 : 의무실, 물리치료실, 상담실 등을 운영하며 이곳에서 생활하는 거주자들에게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저하된 신체기능의 재활을 돕는다.
▲ 교육재활 프로그램 : 중증장애인 개인적 특성에 따라 개별화 교육으로 개개인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ㄱ발해 재활의 방향을 모색한다.
▲ 사회심리 재활프로그램 : 지적장애인의 사회적, 심리적 욕구를 반영해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사회적 이미지를 증진시키고 사회에서 가치있는 역할을 수행해 지역사회 안에서 통합될 수 있도록 개개인의 능력 향상.
▲ 직업재활 프로그램 : 직업재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직업분야를 선택해 직업을 통한 사회복귀를 도모한다.
ㅡ 보호작업장으로 취업의뢰
ㅡ 시설내 준직업 재활활동
▲ 지역사회 활동 :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부정적 가치를 탈피해 시설도 지역사회안에서 주민들을 위한 서비스 제공의 주체자로서 자리먀김 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 시설의 역할을 재정립 할 수 있도록 도모한다.
한편 향기마을은 노력, 전문, 교육, 레크레이션 등의 자원봉사와 일반, 결연, 물품, 봉사, 결연봉사 등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더욱 자세한 내용은 향기마을(☎ 054-262-9870~1, 팩스 054-262-9875, www.hyanggi.or.kr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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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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