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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香氣가 있는 사람] 김제춘 기계면장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 앞에서 갈라진 형산강의 북쪽 발원지인 이곳은 500에서 700여미터의 봉좌산(589m)과 운제산(807m), 어래산 및 비학산(762m) 등으로 둘러싸여 강물이 흘러내려가는 곳을 제외하고는 분지형 고장이자 큰 골짜기마다 각 성(性)씨의 고향이다.
풍부한 물이 흐르고 그 강을 따라 좌우로 형성된 논밭은 1500여년전 신라시대를 비롯해 고려를 거치며 만들어진 지방의 족장들이 득세를 한 곳에 조선시대에 접어들며 4대당쟁과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으로 환란을 피해 골짜기로 숨어든 지방 유력자들로 곳곳에 산재된 문화재와 역사가 넘쳐나는 곳이다.
20분 거리에 있는 53만 포항인구와 한시간내 거리의 30여만 경주사람에 50여만명의 안동과 영천, 청송사람들의 주요 이동로인 국도와 고속도로변에 위치한 이 곳에서 정년 퇴직을 한해 앞두고 있는 김제춘 기계면장(사진)은 포항의 르네상스가 한국 성씨의 고장인 기계에서 그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불씨를 모으고 있다.
역사문화의 고고함이 잠들고 있는 이 곳에는 먼저 고려시대 삼사(三師)의 하나로 정일품의 벼슬에 해당하는 유태사 유삼재, 신태사 신몽삼, 윤태사 윤신달 등 태사(太師) 3명을 배출했다.
동쪽인 미현리에는 기계유씨(杞溪愈氏) 시조인 신라 아찬 유삼재(愈三宰)의 묘가 있고 그 동편 골짜기 옛 부운암지(富雲庵址)에 재실인 부운재(富雲齋)가 있으며 70년대에 축조한 용곡지 일명 땅골 저수지가 그 앞쪽으로 있다.
그 아래쪽 기동저수지를 끼고 영산,영월 신씨 시조(靈山,寧越,辛氏 始祖) 경(鏡)의 손자인 고려 신태사 몽삼묘(高麗 辛太師 夢森墓)와 재실 화봉재(禾峰齋)가 접해 있다.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와 경계인 남쪽 봉좌산 아래 봉계숲의 서편에는 파평윤씨 시조 윤신달 태사의 묘와 재실(齋室) 및 봉강재, 파평윤씨시조 윤신달비가 있으며 고려말 경주부윤(府尹)으로 있던 태사의 후손이 이곳에 관청을 설치하고 분실된 태사의 묘를 찾았다 해 관평(官坪)이라 불렀으며 물대기 좋은 들이라 하여 관평(灌坪)이라는 지명을 사용한다고도 한다.
또 월성이씨 기계 입향조 이말동(李末仝) 진사를 추모하는 도원정사(桃源精舍)가 있으며, 경북도지정문화재 기천고택(杞泉古宅)과 도원공이 낙향해 살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동.서숲은 남서북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홍수를 막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동권씨와 여강이씨, 경주김씨 등이 전쟁을 피해 살기 시작한 미현리 안.밖재내미 마을의 옥동재사(玉洞齋舍)와 소옥재(小玉齋), 달성서씨재실 영수재(永修齋), 운은정(雲隱亭)과 송와정(松窩亭)이 있다.
이와함께 그 옆 골짜기인 계전리에는 경주손씨의 재실인 이송정(二松亭)또는 송헌재(松憲齎), 학고정(鶴辜亭), 효자각(孝子閣)과 재실 삼락정(三樂亭)이 있으며 기계면에는 이 외에도 현덕재(賢德齋)와 용계정사(龍溪精舍), 임란공신 고언백(高彦伯)장군을 모신 성강서사(星岡書社) 등의 300년에서 500년의 역사를 가진 서원과 재실 등으로 넘쳐나고 있다.
이렇듯 골짜기 마다 각 성씨의 재실과 유적이 있는 기계면은 포항에서 청송과 안동 등 북부 내륙지방으로 통하는 31번국도 길목에 위치하고 있으며 비학산·운주산, 등 높고 험함 봉우리가 사방을 호위하고 있음에 착안한 김면장은 환동해르네상스 포항은 역사 문화와 힐링(치유)산책로의 연결로로 꿈꾸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경북은 물론 전국에서 알아주는 소(牛)시장이 있었던 관계로 영천 고경면과 안강 옥산리 등의 남쪽에서, 영천시 임고면에서 서쪽, 청송과 기북, 죽장 등에서 오는 북쪽 및 청하와 신광, 흥해에서 넘어오는 동쪽고개를 이용해 소장수와 소몰이들이 넘나들던 산과 고개, 하천길을 이어 아스팔트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숲속을 거닐며 심신을 닦고 고전문화를 통해 삶의 여유를 갖도록 김재춘 면장은 계획하고 있다.
한가한 어촌에서 포항제철이 만들어진 이후 삭막한 공단굴뚝과 산업, 과학, 기술문화를 역사와 전통문화와의 접목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기치를 내건 창조경제. 문화창조의 발상지이자 박승호 포항시장의 영일만르네상스의 기폭제 역할을 위해 기계면은 꿈틀거리고 있다.
풀잎이 베어질 때 향기가 있음을 아는 그가 태어난 고향 산골, 안동 도산리에서 수몰로 이주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근원인 숲과 물, 산을 현대와 과거, 물질과 정신의 융합을 통해 자신과 지역, 국가 발전의 전환점이자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김 면장은 현장에서 발로뛰며 고심하고 있다.
안강읍 옥산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기계면의 남쪽인 도덕산과 주변 산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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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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