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매화면과 기성면의 경계인 현종산에 14기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곳에서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삼산리 팔순의 어르신은 11일 오후 "마을 바로 위 저렇게 민둥산으로 만들었으니 마을 앞 도랑이 차고 넘어 집 마당을 휩쓸고 지나간 거 아니겠냐"고 했다.
7번국도 사동교차로에서 10km 가량의 지점에 위치한 삼산리 계곡의 끄트머리에는 7세대가 거주하는 가운데 바로 개울과 접해있는 어르신의 가옥 앞집은 마당에까지 물이 차고 흐르며 자갈이 이날 현재도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상태다.
산 정상부 바로 아래 계곡의 상류가 이러한 지경이니 군도로인 10km의 도로와 계곡에 접해있는 논밭은 거의 초토화가 됐다.
특히 바람이 불어닥치는 동남쪽의 경우 완만하지만 유역면적이 넓고 골짜기가 긴 까닭에 폭우의 피해가 심했던 반면 북동쪽 매화면 신흥리권에는 경사가 급하지만 상대적로 피해가 덜한 것으로 이날 취재했다.
하지만 발전단지가 있는 곳의 경사가 60~70도 가량이나 되는 등의 심한 북쪽에는 태풍 미탁으로 경사지 곳곳이 붕괴된 상황이며 삼산리에서 신흥리로 넘어가는 좁은 산길 곳곳에 시멘트콘트리트 길이 공중부양 상태인 등으로 울진군의 안전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울진군 안전재난건설과 관계자는 이날 태풍 때 물폭탄을 맞은 삼산리의 피해와 풍력단지가 얼마나 관계가 있는 지 조사 중이라고 했다. 400~500미터대 삼산리에서 신흥리로 넘어오는 폭 3미터도 안되는 산길 곳곳이 붕괴와 낙석 등의 위험에 처해있는데도 그 어떤 안전과 주의 표시가 없는 상태다.
기성면 삼산리 골짜기에 있는 100여호 주민이 울진읍내로 가기 위해서는 사동교차로까지 나갈 시간과 거리면 매화면 산길로 갈 경우 이미 울진읍내에 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