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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과 원칙 사라진 전통시장과 포항의 암울한 미래
주요 공공용지를 무단 점유한 사례가 서너개에 불과했던 것이 과메기특구가 지정된 후 죽도시장의 불법노점은 전체로 삽시간에 번져나가는 사이 좌판을 벌이며 하루를 연명했던 전통 을(乙) 또는 병(丙)의 노점상인은 사라졌다.
특히 건어물과 어시장 골목에는 80년대 인도가 설치되기 전만하더라도 4차선 도로에 리어카가 지나다닐 수 있던 공간이 존재했던 것이 인도와 차도까지 도로와 접한 상가에서 상품을 내고 진열하는 바람에 인도는 커녕 차도마저 사람과 차량의 소통을 막고있는 실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불황에 시달리는 시 재정수입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던 철강산업단지에다 구매력(buying power)에 따른 현대화된 대규모 점포에 비해 뒤쳐진 가격경쟁력으로 죽어가는 재래시장, 소통의 공간인 공공용지 마저 막힌 탓에 골목안 상점들은 빈사에 직면해 있다.
이 과정에서 죽도시장의 경우 최근 10여년 사이 시장현대화를 명목으로 220억 여원의 세금을 투입하면서 정작 영세민인 좌판 노점상을 비롯한 보따리상은 대부분 사라지고 이제 이들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수소문을 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자본주의의 병폐인 강자독식, 가진자의 약자에 대한 착취의 공간이 되고 말았다.
수십년 동안 노점상을 하다 점포에서 요구하는 세를 내지 못하고 쫒겨난 60~80대가 대부분인 고령의 여성들은 하릴 없이 노인정이나 방에 갖혀 있다가 무료에 가까운 보험재정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의약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사이 보험재정 수요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산층 부활과 심각한 계층화의 해소를 기치로 내 걸고 등장한 박근혜, 이명박 등의 정부와 새누리당, 민주당 등의 구호는 요란한 깡통소리만 울리며 약자를 이용하고 울리기만 하고 있다.
2013년 10월경 재오픈한 죽도시장 중앙골목 풍경
이와함께 정부는 전통시장 현대화를 내걸며 2013년에만 전국적으로 1조3000억여원, 죽도시장에만 20여억원을 투입했으면서도 기준과 원칙을 마련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 즉흥형의 사업으로 밀어부치다 보니 상인간, 공권력과 상인 등으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수입에 빈곤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민들은 더욱 나락으로 빠트리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와 상점 수 등에서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이라는 죽도시장의 중앙골목 아케이드 작업을 하면서 수십년간 개풍약국 앞에서 반고정형 노점을 한 업자는 물론 고무통 하나만으로 좌판을 하던 사람에게 까지 250여만원의 판매대를 지원하며 철거가 아닌 이들에게 골목안으로 진입할 수 있는 특혜를 베풀었다며 수십여명의 노점상들이 포항시청을 드나들거나 장터골목에서 수개월을 시위했다.
53만여명 인구에 1조2500억여원의 시재정을 운영하는 포항시가 이 정도로 밖에 행정력 발휘가 한계인가?
중장기 목표와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 '목민형 정치인'이라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그 날 벌어 그날 살기도 어려워진, 최하의 낮은 부가가치의 산업군에 편입된 전통시장의 좌판상인을 비롯한 서민들에게 단물 빨아 먹는 즉흥적으로 기회다 싶어 나온 정치꾼이 아닌 이상 이런사태가 속출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칼막스와 리카르도, 디킨슨 등 고전경제학자의 지대논리(Sand Rent Theory)에 따른 무산자와 저자본가 등의 약자를 위한 전통시장의 정책은 정부도 지방자치단체도 그 누구도 내팽겨쳐진 채 오로지 가진자와 배운자, 정보소유자만의 공공행정력이 집행되고 있을 뿐이다.
누구를 위한 혈세투입인가?
오랜 역사를 가진 저잣거리, 산 입에 거미줄 치는 것을 방지하는 호구지책의 진출입이 자유로운 전통시장의 노점상들이 죽도시장에서 찾기어려운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특혜식 재래시장 정책에 따른 것임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내년은 4년만에 돌아오는 지방선거가 있다.
재력가와 안정적 월급자이거나 고정적 임대료 수입자인 유권자는 전체의 10~20여% 내외인 반면 나머지는 정기적인 수입이 없이 언제라도 길거리로 나 앉아야 할 무산자이자 불규칙한 수입원을 가지고 있는 중하층민이다.
여기에다 포항지역은 세계적인 철강산업단지이지만 한국이 선진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한 1996년 이전부터 이미 후진국 산업으로 쇠퇴를 감안하며 지역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또 다른 포트폴리오를 찾아야 할 단계에 오히려 철강관련 공단 건설이 배가된 형국이다.
이와함께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동북성, 알래스카 및 북한 두만강 권역이 산업단지화까지는 요원한데도 부산신항은 커녕 광양항에 조차 경쟁력이 뒤지는 영일만항구를 두고 자화자찬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미국의 경우 주요 산업단지가 태평양권은 중남부에, 대서양권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해야 하며 일본의 경우 역시 주요 생산지가 동남부에 집중한 탓에 해상 물동량이 야마구치와 후쿠오카 현 사이의 항로를 거쳐 대한해협이나 동남아시아 및 중국으로 향함에 따라 선박의 전체를 임차하는 차터(charter)선박이 아니면 영일만항은 국내 어느 항만에 비해 운송비 등 경쟁력에서 떨어진다.
특히 글로벌기업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가격경쟁을 만회하기 위해 쇄빙선을 이용한 북극항로를 개발하는 등으로 한푼의 운송비라도 절약하는 차원에서 수출입화물의 운송 선사에 대해 조건을 내거는 통에 제조업자들에 대한 바이어들의 요구사항은 끊임없다.
더군다나 선박의 전체에 선적할 물량이 아니면 부산항과 같이 세계 만국의 선박수송용 부두를 이용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으며 초기계약 당시에 자칫 부두 지정을 잘못했을 경우, 인천이나 평택, 광양 등지의 부두로 계약했을 지라도 부산항으로 항구의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을 누누이 경험했다.
이럴 경우 공장을 가동해야하는 제조업자의 경우 별도의 추가 운송비를 부담하고서라도 구매자의 요청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항만과 수출상황, 미래의 지역 경제와 산업 전반에 대해 고민하는 정치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
20년이 지나고 있는 지방화 시대에 지역민을 위한 부유하고 행복한 소망을 실현시켜 주며 민의를 대변할 다산 정약용 선생의 책에서 말하는 목민가형 지방정치인, 선량(選良)을 내년에는 볼 수 있을런지......
2013년 상반기 리모델링전의 경북1번지 죽도시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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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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