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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아닌 절망 듣는 시장의 첫 순시
멀고 먼 창조도시 포항
제도와 규정, 관습을 깨는 '창조적인 파괴'가 필요한 52만 철강도시 포항시의 행정이 창조와 창의, 혁신을 외치면서 우물안 개구리마냥 헛구호만 요란함이 지속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일 오후 북구 기계면을 초도순시하는 자리에서 면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김제춘 기계면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자리에는 55개 자연부락, 5520여명을 대표해 나온 20여명의 이장을 비롯해 문화, 민방위, 소방 등 50여명의 지역민들과 한창화, 강필순, 정수화, 한진욱 도, 시의 지역구 출신의원들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지역민들의 애로사항을 주로 청취했다.
6기 민선시장이 취임 후 4개월째를 접어들어 인사를 교류하는 시간이기도 한 이 자리라고 하지만 지난 40여년 포항시가 포스코로 도약한 이후 80년대부터 30여년간 굴기(倔起)만 보일 뿐, 추락을 맞고 있는 상황이 전혀 보이지 않은 관습에 젖어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마을이장과 지역의 민간지도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과제들은 이미 지역구 시.도의원이나 행정조직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을 이 자리에서 거론해 구청과 시청의 담당자들에게서 답변을 듣는 자리에 지나지 않은 내용들 이었던 것이다.
부산 감천항에는 포스코에서 만든 철강보다 톤당 5~6만원이 저렴한데다 일부는 품질면에서 국내산 보다 앞선 제품들이 수십만톤 야적장에 쌓여 있는 현장이 30일 언론(조선일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POSCO를 비롯한 국내 철강제조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밝혔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한국거래소 상장기업의 12월 결산법인 발표 자료를 토대로 2010년부터 3년치 철강제조관련기업 분석을 지난해 5월 본 영남뉴스(www.ynnews.pe.kr 경제.산업면 참조)가 이미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 등의 재무제표를 통해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낸 바 있다.
POSCO는 선진경제협력개발기구(OECD)안에서는 철강산업이 경쟁력이 없음을 알고 이미 10여년전부터 해외이전(Offshore)를 추진해 왔으며 2005년 인도를 거점으로 삼았으나 지지부진 시간만 끈 결과 5년여 늦게 출발한 인도네시아 공장을 지난 1월 우선 가동하는 등으로 그룹자체가 휘청거릴만큼 공장건립의 우선순위와 포지셔닝전략에서 실패를 초래했던 것이다.
기업의 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율이 5년여만에 20%가량이 추락해 겨우 5%대인 포스코는 지난 6월, 급기야 20여년만에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과 산업의 총체적인 위기에 있는데도 포항의 정치, 행정을 주도하는 세력은 '에해야 디야' 풍년가를 부르며 서민을 착취와 약탈(www.ynnews.pe.kr 기자수첩과 특집코너 참조)해 여론의 눈과 귀마저 막고 자신들의 표몰이에만 열중했던 것이다.
올들어 이강덕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부랴부랴 '창조도시 포항'으로 일신하며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52만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분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사안들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30~40여년된 도시의 낡은 건물을 헐어버리고 주거용이든 산업용으로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너뜨리거나 파괴할 수 밖에 없다.
나쁜 관행과 제도, 규칙을 폐기하지 못하고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지난 50여년 저개발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빠른 추격자 시절의 보여주기식 낭비적인 저생산성 행정을 탈피하기 어렵다.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창조적 혁신을 주창했으며 특히 경제발전 과정에서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 행위를 강조한 슘페터의 논리가 적용되어야 할 포항시의 과제는,
이날 지역민들과 지역구 의원, 포항시장의 관례적인 인사는 생략해야 마땅하다. 농사철에 일손도 부족한데 몇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낭비적인 행사인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라면 서면을 통해서 더욱 상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특히 지역구의원과 행정조직이 이미 대부분이 알고 있는 지역의 문제점과 과제다. 또한 '돈이 없거나 부족할 뿐' 대책이 없거나 사업의 우선순위에 밀리고 있다는 것이 답변이다.
그렇다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생산과 연구, 학문 등에 기존에 보유하고 있거나 전혀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도입해야하는 진정한 '창조도시 포항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현재 포항시청 각 조직별로 이뤄지고 있다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기법을 시장이 초도 순시하는 자리에 도입해 보라.
읍면동 지역의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을 정리해 그 중에서 가장 가치있는 사안(事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바쁜 지역민들을 불러냈으면 그들에게서 자유스럽게 의견을 개진해 답이 나올 수 있도록 해보라.
둘째 읍면동의 이장과 기타조직으로 구분해 우선 해결해야 할 사안이나 사람의 발길이 끓게하는 일을 선정해 형식과 절차,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의견이 나오도록 유사한 사안끼리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토론의 자리로 배치하라.
이날 마을이장은 재정이 필요한 마을의 주요 애로사항을, 자문위원장이나 기타 참석자는 지역의 문화예술, 경제, 관광의 숨통을 틀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셋째 지역민 자립과 자족가능한 방안들을 모색할 수 있도록 1읍면 1자립요소를 찾아라.
기계천과 고인돌과 암각화, 3태사를 비롯한 유적지, 농.산.어촌의 풍부한 농산물의 판로개척이 이날 주요 건의 사안이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효율적인 행정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재정,
하지만 기계면은 신광과 청하, 흥해에서 소장수들이 넘나들던 고개길을 비롯해 유태사가 위치해 있는 미현리에서 계전리 신태사와 현내리의 분옥정, 봉계리의 윤태사와 古家, 성계리의 문을 닫고 있는 온천, 경주시 안강읍 도덕산과 자옥산 옥산서원 등으로 연결하는 산책로는 주민과 행정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여기에다 기계천을 따라 형산강과 양동마을, 옥산서원, 영천댐으로 환상의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지난 8년여간 눈 앞에 소득을 챙길 수 있는 자원을 포항시는 내팽개치고 말았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행 1인인 포항시의 창조도시 담당자를 읍면동과 각 과(課)별로 1~2인씩 선정해 우수한 부서와 발의자, 공헌자에게 보상(補償)을 하라.
시장이나 국장 1~2인이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없다. 혁신은 아래로부터 시작되어야 진정하고도 조속한 시간내에 결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기업의 혁신업무를 지도하는 한국생산성본부와 능률협회, 한국표준협회 등의 기관들이 수십년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지구변화의 석학이자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 종신교수인 성창모(成昌模) 한국녹색기술센터소장은 30일 한동대학교에서 특강을 통해 밝힌 '창조적 연구문화조직'의 사례에서 현재의 중국이 초고속으로 자본주의화에 성공한 것도 '千人계획'을 통한 파격적인 보상임을 밝힌 바 있다.
관광이든 유람이든 사람들이 들끓으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판로문제는 자연 해결되는데도 지역민 스스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예를 찾기 어려운 포항시는 왜일까?
이러한 관광자원은 특히 10월부터 3개월여간에 수십만명이 찾는다는 갈대숲, 경주시 암곡동에서 무장산가는 길이 남구의 오천읍 항사리에서도 갈 수 있는 것을 비롯해 북구 송라면 내연산의 산령(山嶺), 일명 살랑재 등은 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관광자원이다.
포항시는 눈앞에 화려한 사업은 많이 했으나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얻기 어려운 부문에는 그동안 수천억씩 쏟아부었다. 외화내빈, 헛쭉데기(쭉정이)의 지난 민선 4~5기었다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이 없다.
그 좋던 지역의 주력, 철강경기에다가 대통령을 배출한 포항시가 누구를, 무엇을 위해서 지난 황금기의 그 좋은 시절, 그 많은 혈세를 아낌없이 퍼부었는데 현실은 왜 이렇게 먹구름으로 뒤덮인 듯 암울한 도시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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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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