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뉴스 (ynnews).

기자수첩

ㆍ작성일	2012-10-16 06:07

ㆍ추천: 0

공공부문이 발주하는 금속작품의 복마전
공공부문이 발주하는 창작성을 띈 금속조각품 사업이 불투명하고 어정쩡한 기준과 모호한 관리감독으로 업자는 물론 담당 공무원들을 유혹의 마수에 빠트리고 있다.

지난 9월 추석연휴 전날 경주시청 본관앞에서는 4월 공모를 거쳐 5월에 선정된 수도권의 공예업자들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경주시가 발주한 공예품의 건설비용을 지급하라며 따가운 햇살아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당초 청동계통의 4톤이 투입된다는 공모에 의해 계약한 3.3*4.35*6m의 치미 조형물 4개를 7억5255만원으로 제작.설치를 완료했으나 무게는 3톤만으로 규격을 맞추었던 것이 경주시 공사관계자에 빌미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 공사는 9월9일에 공사완료, 13일 준공 제막식까지 했음에도 26일에서야 원재료의 무게가 1톤 부족하니 6700여만원을 삭감하는 내역서를 재작성 후 청구하라는 것을 SMS문자로 보내온 것에 업자가 반발했다.

특히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로스율(Loss)율 이라고 하는 투입량 대비 완성품 얻는 비율인 수율(收率)이 통상 석재료를 사용할 경우 70%를 적용하는 등 인데도 청동으로 제작하는 조형물에 깍아내는 부분을 감안하지 않음은 10여년 100여건 이상의 조형물 제작상 처음있는 일이라고 납품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더군다나 일괄 공모에 해당한 야간에 조형물을 비출 전기조명 시설이 당초 제작한 30와트가 너무 어둡다며 300여만원이나 들여 60와트로 높여 제작했지만 그것도 너무 어둡다며 기술자격자도 없는 이 업체를 배제하고 다른 업체에 120와트짜리 조명기구를 설치하는 바람에 2700여만원이나 삭감하는 등으로 손해를 보게했다.

이와함께 공모의 확정단계시 거쳐야 하는 과정인 창작품의 심의위원회가 가동되지 않은체 당선작을 확정한 후 공예품의 제작과정에 네다섯차례를 공무원과 감수위원이 다녀갔으며 2000여만원의 사례비까지 지불했다고 업체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러다보니 창작품의 금속제작업체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창작에 대한 가치는 커녕 이러저러한 비용으로 석재(石材)와 전기시설, 금속가공, 금형제작 등 공예품 제작관련 하청업자들에게 지급하면 적자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에 경주시가 인터넷에 발주한 '나라장터'를 운영하는 조달청을 비롯해 감사원에 문의했으나 이와 관련한 그 어떠한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사후 문제 발생시 감사를 할 뿐"이라는게 감사원 관계자의 답변이다.

두께와 높이 폭이 모두 발주측에서 정한 규격과 문제가 없는데도 공모작품의 선정시 기준무게를 정하지 않음과 발주자는 물론 심의위원회조차도 없었다는 것이 발주자가 노리고 있었던 먹잇감에 불과하다고 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는 공예품 중 석재와 목재료를 이용해 조각을 할 경우에는 30%가량의 로스율을 감안하는 것이 이들업계의 통상 관례를 갑(甲)인 공공부문과 을(乙)인 제작업자 모두 떡고물을 주고 받아도 남는 장사라는 의미로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초 단위로 그 비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금형을 사용해 제작하는 금속공예의 경우 손실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껏 창작성 금속공예품의 설치에는 적지않은 세금을 낭비한 요소가 드러난 것이다.
또한 사업초기에 정확한 무게를 계량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금액산정의 어려움은 공모한 금속공예품은 제작 완료 후 무게를 계량하는 후 확정식 단가산정을 할 수 있음에도 업계는 물론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모두 이러한 노력은 게을리 한 것으로 분석되는 상황이다.

2008년 이후 최근 5년간 경주시에서는 금액 추정도 못하는 황성공원 등에 세곳의 작품을, 포항시에서는 해도근린공원과 충혼탑 등 6곳에 55억여원어치의 창작공예품을 설치하는 등 전국적으로 수천억원의 혈세를 들였지만 이 부문에 그 어떤 감사결과도 언론에 노출된 바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드는 작가와 문화예술분야의 위원회, 학계 및 관련 정부기관들이 기준을 마련해 업자와 발주관계자 양쪽이 유혹에 빠지지 않고 투명한 운영으로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