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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츠렸던 소나무 잎들이 파랗게 윤기를 더하는 12일 오후, 50년 수도한 스님보다 더 강약과 고저 조절을 하며 딱따구리가 목탁소리를 들려주는 내연산 보경사 산책로,
녹음이 짙을 때엔 드러나지 않던 5km남짓한 구절양장(九折羊腸)의 오르내리막과 꼬부랑길을 왕복해 다녀오면 한 주일의 스트레스를 확 풀 수 있다.(솔잎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옷이 땀으로 흠뻑 젖도록 30~40분 이내로 다녀온다면, 그야말로 터질듯한 심장이 더욱 튼튼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코스)
만약 이 길이 시멘트 포장이 아닌 흙으로 이루어진 길이었다면 포항시는 전체 시민의 50분의 1에 해당하는 일일 최대 관광객이 찾던 이곳을 통해 관광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국내 최고의 명상((冥想·瞑想)의 길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13년경, 냄새나고 죽어있던 동빈항을 퀴퀴함은 없앴으나 콘크리트로 덮어 더욱 죽여버린 포항운하의 절반 비용만 투자했더라도 한국 최고의 힐링코스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산속에 다시 봄이 왔다,
봄의 전령, 산수유, 목련은 어김없이 양지바른 곳에서 뽀오얗게, 매화는 하얗고 분홍색으로 몽글거리며 피어나고 있다, 산을 즐기던 사람들이 밭에서 봄초를 캐느라 정신이 없다.
그 흙에서 인간이 누리는 행복을 만들어내지만 어이없게도 정치꾼들에 의해 시멘트와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덮어 산야(山野)와 도시(都市)를 죽여버리고 있다. 그러함으로 주말과 휴일마다 산으로 산으로 사람들은 모여들고 있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 대전리와 중산리 보경사에서 내연산 너머로 해가 떨어질 즈음 스님과 중생들은 하루의 일과를 다한 후 봄나물과 된장국의 소박한 저녁 공양으로 감사를 올린다.
그런 후 지구의 중앙부에서 올라오는 자기(磁氣)와 중력, 숨쉬는 흙을 느끼고 가까이 하며 자연과 생명과 교감하고 호흡한다........
2%는 커녕 제로성장을 너머 역성장, 마이너스 성장인 한국이 국가와 경제, 산업, 국민들에게까지 쇼를 벌이는 정치꾼들이 모두 죽여버린 후, 가녀리기 짝이없는 그들의 희망마저 뺏어가버리는 2017년 3월, 봄이 완연한 대한민국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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