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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에서 불과 10km남짓 떨어져 북한의 장사정포의 거리에 위치해 있는 경기도 연천군의 1980년대 중반의 여름은 백마고지와 고대산(832m)에서 뻗어내리는 아리랑고개의 3~4부 능선, 장마기에 무너진 참호 복구와 사개작업으로 땀을 흘리던 시기였다.
밤이면 남북의 GOP스피커에서 뿜어내는 소리가 그곳에까지 귀를 괴롭히던 시기였다. 그러면서 남쪽의 스피커에서는 그 당시 유행가였던,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 아~ 옛날이여.......
한탄강과 차탄천, 동막골 등 임진강 상류의 이 지역의 골짜기가 이 시기 수도권 사람들의 주요 피서지인 까닭에 유격훈련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때 그 동막골 주변에는 비키니와 선글라스의 선남선녀들이 군바리들의 눈요기이자 탈영을 유도할 정도로 유명 피서지였다.
이런 곳에서 GOP에서 빠져나와 2년간, 3년치의 훈련, ATT, RCT, 한미합동훈련, 혹한기 등등에 반드시 100km 완전군장 행군은 저녁에 출발, 아침에 도착하는 아리랑고개를 서너차례 넘나들어야 끝이 나는 훈련이었다.
일반 소대는 총과 군장만으로도 힘겨워했던 시기 각 중대의 화기소대는 박격포를 포열, 다리, 포판 삼등분 해체, 분대원과 나눠 메고 다니는 중노동 소대였다. 게다가 최루탄과 연막탄이 터지고 '산발적 폭탄낙하' 명령이 떨어지면 하염없이 뛰어야 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다 중대 화기인 까닭에 훈련마다 각 소대에 지원을 다니느라, 특히 북한의 원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3번국도와 경원선 철로의 주요 지점인 연천읍 차탄천 건널목은 편도 1차선에 1~2톤짜리 시멘트콘크리트 덩어리를 유사시 적 탱크의 남하를 막기 위해 도로의 좌우측에 부비트랩으로 설치 후 이곳에 진지를 구축, 파견되기도 했던 곳이다.
축사도 대부분 사라졌고 오로지 비무장지대 청정지역으로 변한 그 차탄천에서 21세기의 사람들은 다슬기와 민물고기를 잡으며 휴일을 보내는 광경이 보였다.
40여 년이 지난 2023년의 9월, 이곳은 편도 2~3차선에다 자전거와 인도까지 왕복 6차선이 넘는 교량으로 바뀌었고 지난 10여년간 경원선 복구 건설로 중단됐던 기차가 10월에 의정부에서 연천읍까지만 온다고 했다.
80년대엔 그 북쪽 대광리와 (철도 종단점)신탄리까지 운행하며 열쇠부대원들의 훈련소 앞까지 다니던 기차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가 되어 안동에서 의정부까지 온 후 그곳에서 3일을 대기하다 남쪽에서 북으로 향하던 입영열차에서 내렸던 대광리역 앞,
그 6월의 섭씨 38도의 쩔쩔긇던 아스팔트에서 포복부터 시작했던 빡빡머리의 <훈련병군바리>는 이제 이 지역에서는 역사가 되었다.
그 훈련소는 현재 수목원 같은 보급부대로 변해있었고 소초병들의 부탁에 의해 그곳의 사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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