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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Poem)

ㆍ작성일	2014-03-1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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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에서(1)
삶이 힘들고 지칠때
나는 이 솔 숲길을 걷는다.

높은 산에 殘雪이 있을 때 부터
모두가 제 잘났다고 얼굴을 들이미는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에는
빠짐없이 이 숲길에서
불과 한시간여 사이에
침묵, 회한, 고독, 상상, 미래를 함께 나눈다.

십여리 남짓한 산골 마을까지 왕복하는 새벽의 이 길은
천년 고찰 스님이 독경을 읊으며 내는 목탁소리가
높은 산골짜기 산울림 메아리로 부딪혔다 청아함으로 되돌아와
부처님의 지엄함으로 나를 때린다.

부엉새와 소쩍새가 지저귀는 이른 봄
산속의 또 산중에 있는 마을에서는 천년사찰에서 반향되어나오는 그 소리만큼보다 더
심중을 울리는 목탁소리의 환향이 울린다.

산기슭 암자가 있는 그곳이 아닌
바다쪽
500여년된 마을의 거대한 느티나무 사이로 보이는
그리 크지않은 나무에서 들려온다.

발걸음을 소리나는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반복되는 여운이 길어지다
끝내 청명한 소리는 끊어진다.

있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 와 숨결을 고르다 보니
그 소리는 규칙적으로 산중의 공기를 가른다.

자연이 내는 소리
생명이 만들어 내는 소리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은 청초함으로 들려온다.

오동나무가
창명함과 청초함, 투명하고도 신의 소리를 내는 재료의 이유를
그 속에서 딱따구리가 증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명체와 자연의 혼연합일하는 이 산속 작은 마을에
새가 나무를 두들기는 소리에
벌써 봄은 이 만큼 다가와 있다.

아직도 저 높은 산 음달에는 눈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골골마다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소리
소나무 숲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소리
콩알 만한 작은 새가 오동나무를 두들기며 울려오는 부처님의 은근하면서 자애로움에
동화되어 얼어버린 초자연이 되어
노오랑 산수유꽃과 홍매화잎을 흘러내리던 설수(雪水)에 떠내려간다.

아직
겨울나뭇가지에는 차가운 바람이 매달려 있는데.................
2014.3.16
도음산나뭇꾼

Hanh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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