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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Poem)

ㆍ작성일	2014-03-18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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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 떠난 후에도 들려오는 목탁소리는.. (2)
인기척 하나없는 새벽 산중의 깊은 골짜기

푸른하늘을 뒷배경으로 크고 둥근 아침해가
높은 산 봉우리에서 차례로 쓰다듬어 내려오다
보따리 하나메고 훌쩍 떠났다는 부처님의 중간역할자 중의 소식에도
높은 산에 부딪혔다 돌아오는 목탁소리가
공기의 파장을 만들어 잠시 붙들어 맨다.

대웅전도
적광전도
문은 모두 꼭꼭 걸어닫혀 있는데도
골짜기 마다 울려오는 목탁소리

한 명이 잠시 나갔다가
손오공의 마술을 부리듯 여럿으로 돌아와
각각의 골짜기에 터를 잡았나 보다.

햇살이 멈춘 산허리는
지난 가을 떨궈진 낙엽마다 불을 태우는 듯 붉어 있지만
춘삼월을 무색케 하는 차가운 공기는
집떠난 보살을 얼어붙게 하는데......

이골 저골에서 울려오는 목탁소리는 떠난 파계승의 환영을 불러 일으킨다.

벌써
수십일 전에 달랑 다랭이 하나메고 정처없이 떠난 그 중의 해묵은 목탁 두들기며 하는 참선이
이 새벽녘 그 어드메서 이어질까?

2014.3.17 06:30 내연산 보경사에서.......
도음산나뭇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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