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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Poem)

ㆍ작성일	2013-11-15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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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들판을 산에서 내려다 본다!
들판에서 본 산은 그저 뭉툭하게 솟아 올라 있었다.
산에서 내려다 본 그 들판은
그저 산들의 사이에 끼어있는 가느다란 물길일 뿐이다.

수만년 산에서 흘러내린 물길이 논밭이 되다
이제 들판이 되었고
누렇게 뜬 그 들녁은 작은 봉오리들을 안고 있을 뿐이다.

울산 앞 바다에서 시작된 좁다란 평지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뜷고
석굴암과 불국사, 남산 끝자락의 석빙고를 품고 있는 반월성을 지나
휘황찬란한 황룡사구층탑이 있던 자리도 치고나가다
경주북천에 주저앉아 버렷다.

이 차돈의 한국불교 시배지인 백률사와 소금강 옆으로 누워버린 그 평지는
영천 북안의 만불사의 위력이 철철 흐르는 형산강으로 드러누운 후
또 다른 영천의 한자락인 고경의 동산에서 딱실못에 잠시 들런 후 칠평천으로 합쳤다.

영천의 북동편 막다른 임고면의 산에서 흘러내리는 북형산강은
가안천과 화대천, 내단천 자락과 합쳐진 후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남형산강과 합수하는 500년 반촌 양동마을로 밀려 들어왔다.

양반님들은
산 중턱 윗쪽에 사는 말물(勿)자 지형의 양동리
그리고
그 앞마을 인동과 이십리 안강 북쪽의 들판이
폭우내린 해 여름내내 황톳물 바다가 되어버리는 탓은
그해 엄동설한과 그 이듬해 보릿고개까지
무럭무럭 연기나는 굴뚝 구경을 하기는 손꼽을 정도더라......

그렇게 경주.안강 들판은 구구절절한 사연들로 넘치고 있더라.......

도음산나뭇꾼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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