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ㆍ추천: 0  
|
|
|
하찮은 가치
‘지금 이렇게 아내가 밥 짓는 마을로 돌아가는 길, 나는
아무런 까닭 없이/
남은 생과 하물며/
지나온 삶과 그 어떤 것들에 대한/
두려움도 비밀도 없어졌다./
(…)/
이렇게 외롭지 않다./
혼자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금의 이 하찮은, 이유가 있을 리 없는/
이 무한한 가치로.’
가난한 사람들에게/가난이 약속된 땅은 서러운 땅이다./ 나도 발끝으로 땅을 툭툭 찬다./ 돌부리가 걸렸는지 발가락이 아프다./ 이가 마주치는 이 가난,/ 돌멩이 끝이 보인다."(시 '섬진강 30')
"봄볕에 마르지 않는 눈물도 있다./바닥이 없는 슬픔이 있다더라./ 외로움의 끝, 강 끝이 너를 부르면 내가 다 딸려간다./ (중략) 목줄이 땅기는/ 사랑이 없다면, 강물이 저리 깊이 타들어갈 리 없다./ 집이 왼쪽으로 기울었으나,/ 나는 눈물이 새는 집 뒤꼍에 가서 하늘을 본다."(시 '섬진강 31')
"끝이 까맣게 탄 강물만이 세상을 애타게 찾아간다./
아무튼, 그러나, 그러니까 나는, 나를 향해 직각을 넘어 휘지 않고/
버틸 것이다./
버틸 때만 양끝은 불꽃처럼 파르르 떨며 세상을 부르고/
온몸이 녹슬지 않는다./
유배의 길이 멀다."(시 '적막의 발언')
섬진강 시인 김용택, '키스를 원하지 않은 입술'에서...........
|
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