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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더이상 내 눈은 네 눈에 매혹적이지 않을 것이야/
더이상 내 고통은 네 곁에서 달콤하지 않을 것이야//
하지만 난 어딜 가든 네 시선과 함께 할 것이네/
너 또한 어딜 가든 내 고통과 함께할 것이네/
난 네 것이었고 넌 내 것이었지…/
우리 함께 굽이굽이 사랑의 모퉁이를 만들지 않았었나//…/
내가 심은 과수에서 잘라낸 널 내가 사랑하는 거야//…/
네 팔목에서 나온 난, 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파블로 네루다)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네, 너무나 힘에 겨운 고난… 온갖 통증의 파도가/
영혼의 웅덩이에 빠져드는 듯…."(세사르 바예호)
"당신을 사랑해/
어느 별에서 내려와서가 아니라/
당신은 나를 깨우치게 만들었기 때문이야/
사람은 피/
눈물/
닫힌 빛의 문을 열기 위한 열쇠와 연장을 지닌 존재란 걸/
그래… 당신은 사람이 신(神)이란 걸 우리에게 가르쳐주었지…."
(레온 펠리페)
체 게바라가 필사하고 읊었던 시.
| I know you have come to kill me. Shoot, coward! You are only going to kill a man.
네가 나를 죽이려고 왔다는 걸 알아. 쏴, 겁쟁이야! 너는 그저 한 사람을 죽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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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Cuban, Argentine, Bolivian, Peruvian, Ecuadorian, etc... You understand.
나는 쿠바인, 아르헨티아인, 볼리비아인, 페루인, 에콰도르인 등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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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y will call me an adventurer - and that I am, only one of a different sort: one of those who risks his skin to prove his platitudes.
많은 이들이 저를 모험가라고 부르겠지만, 저는 다른 류의 모험가입니다. 자기 의견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모험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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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lence is argument carried out by other means.
침묵은 다른 방식으로 펼친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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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uel leaders are replaced only to have new leaders turn cruel.
폭군은 폭군으로 변할 새 지도자로 대체될 뿐이다. |
그는 멀리 두고 온 아내에게 절절한 음성으로 시를 보냈고, 동지들에게도 시를 읊어주었다. 그에게 시란 단순히 정서의 산물이 아니라 포수가 화살과 과녁을 순간에 꿰뚫어버리는 어떤 전율이었던 것 같다. 깊은 독서를 통해 그는 결국 철학과 정치경제학으로 잘 다져진 큰 사상가가 되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어록 중 가장 뭉클한 것은 "진정한 혁명은 자기 자신에 대한 혁명이요, 어떠한 보상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진정한 혁명은 사랑이라는 위대한 감정으로 이끄는 것이다"라는 대목이다.
소위 베레모로 상징되는 체 게바라의 신비한 이미지는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에 의해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이며, 한 사진작가의 사진 덕이라는 설도 있지만 쟁취한 권력을 소유하지 않고 더 나은 이상을 향해 다시 고된 길을 떠났다는 점에서 그는 영원한 이상주의 실천가였음에 틀림없다.
마치 시인이 밤마다 허공을 기어오르고 또 올라 이슬 같은 몇 낱의 언어를 만나는 것이 전부이듯이 그 역시 오직 꿈을 위한 등정(登頂)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등정 자체가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그는 권력가라기보다 자유혼을 가진 시인이었다.
그의 생생한 일대기를 보며 나는 우리나라 대선 후보들과 정치 풍토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정치란 과연 무엇인가. 권력이란 어떤 것이며, 진정한 승리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인가. 신념이나 사상은 물론 정책들조차 선명하게 감지가 안 되는 가운데 득표를 위한 전략과 이해집단의 우왕좌왕만이 눈에 들어오는 우리의 선거 주변과 정치 현실이 누추하고 답답하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할 것이다. 누가 되든 새 당선자는 환호와 박수 속에 서게 될 것이지만 그것으로 감히 승리를 말하지는 말아야 한다. 이미 성급하게 쏟아놓은 공약과 남발한 선심성 청사진을 보완해가며 고되고 힘든 전투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특히 쟁취한 권력 주변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위해 의자를 나누어 줄 때도 야합(野合)과 친소(親疏)에 휘청거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약속을 교묘히 뒤집어서 사람들을 분노하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한 해가 또 저물고 있다. 밖으로 향했던 시선과 언어들을 내면(內面)으로 돌려야 하는 시간이다. 나의 진정한 미래는 어느 정치가가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혁명을 통하여 스스로 열어야 할 것이다.
39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영원한 현존(現存)과 뜨거운 혁명정신으로 살아있는 사람. 그가 세상의 혁명을 시도하기 전에 자기 혁명을 위해 먼저 독서록을 만들었듯이 이제라도 나만의 독서록을 만들어야겠다. 한 권의 책은 타성으로 얼어붙은 내면을 깨는 도끼라고 했다. 산만하고 뒤숭숭한 한 해의 끝자락, 정치가이건 개인이건 진정한 승리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를 아프게 투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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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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