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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Poem)

ㆍ작성일	2012-10-16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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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역,

'터~우'의 긴 울음소리로
서서히 정지하는 그때 안강역에는
휑하니 바람만 불고 있었지.
갓을 쓰고 흰 두루막 휘두르며
지팡이를 든 시골 노인들이
계단을 올라 홈에 들어서고,
까만 교복을 입고 하얀 명찰을 단
키가 큰 고교생이
두리번거리며 기타에서 내린다.

앙상한 포프라 나무 우듬지 위로 날고 있던
까막까치는 지금
어디로 날아갔을까?

꽁지가 너무 길어 바람에 가늠질 하던
그 때 그 까막까치는 어디로 갔을까?

개팔구를 나와서
낮게 드리운 하늘 밑으로
겨울 초저녁 햇살 속으로 까치는 날아가고
굴뚝 저녁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그 길은,
지금은 어디가고 없을까?

ㅡ정민호 시집에서 .........

시인 정민호
서라벌예대(현 중앙대학교 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66년 '思想界'등단
시집 '꿈의 경작'외 다수
경주문협회장, 경주예총지부장, 경북문협회장 등 역임
경주시문화상, 경북문화상, 한국무노학상, 펜문학상, 예총예술대상 등 수상
경주시 성건동 620ㅡ540 Tel:054-772-6853/011-503-6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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