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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Poem)

ㆍ작성일	2012-06-24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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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읊다
偶吟(우음)

誰曾有仙骨(수증유선골)
吾亦愛紛華(오역애분화)
身病心仍靜(신병심잉정)
途窮世自遐(도궁세자하)
雲山相誘掖(운산상유액)
湖海與漸摩(호해여점마)
鐵鎖何須羨(철쇄하수선)
蓬萊路不差(봉래노불차) ―윤선도(尹善道·1587~1671)

우연히 읊다

누군들 처음부터 선골(仙骨)이었나나
도 본래 번화한 삶 좋아했었지
몸이 병들자 마음 따라 고요해지고
길이 막히자 세상 절로 멀어지더군
구름과 산은 나를 끌어 부축해주고
호수랑 바다는 갈수록 어루만지네
선계(仙界)로 가는 열쇠를 부러워 말자
봉래산은 어김없이 갈 테니까

시조시인의 고산(孤山) 윤선도가 59세 때인 1645년에 지은 시로 정계에서 물러나 전라도 해남의 금쇄동(金鎖洞)에서 지내는 중, 외지고 아름다운 골짜기에 머물며 그는 ‘산중신곡(山中新曲)’을 지어 산수(山水)에 묻힌 행복을 노래했다.

그 모든 것이 산수를 그냥 좋아서? 이 시에서는 세상에 부대끼며 사느라 몸도 병들고 벼슬길도 막힌 막다른 상황을 피해서 온 것이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곳의 자연은 병든 몸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고 상처 난 마음을 마지못해 들어왔어도 몸과 마음이 웬만큼 치유되었고 스스로도 선골(仙骨)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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