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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Poem)

ㆍ작성일	2012-03-25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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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있으니 조용히 좀 해 주세요'.......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 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선운사 동백꽃' 중)

"꽃이 지고 잎이 난다
꽃이 져서 잎이 난다
꽃이 져야
잎이 난다
할망구처럼 쪼그리고 앉아 들여다 본다
목덜미에 감기는 바람을 따라온 게 무언지는
알아도 모른다고 적는다" ------김소연

"1. 여기 세상이여
구름이 경(經)이네.
아침 저녁
구름을 읽네.

2. 구름 없는 날은
노는 날,
문자 없으니
노는 날.
귀하고 귀하구나
마음 노는 날!"('구름경') -----정현종

"동백숲이 定處(정처)다
아껴서 듣고 싶은 철새가 운다
울다가 그만 둔다
귓속이 환해진다
동백숲 그늘을 치고 동백이 진다
할! 맞아 떨어진 點火(점화)를 본다"('선운사 점묘') -----서정춘

"선운사 골짜기에서 우두커니 부도를 보며
부도내고 미국으로 도망간
옛 친구를 생각한다. / (중략) //

등 뒤에 기척이 있어 돌아보니
끝물의 상사화, 저도 한 번 껴안아 본다고
꽃잎 짝짝 찢다가
파문처럼 빨갛게 입술이 터졌다."('선운사 기행' 중) ----김화영

선운사를 소재로 한 미당의 시와 석전 박한영 스님을 비롯한 선운사 고승들의 시, 선운사 관련 한시와 노래 등도 함께 실렸다.

김화영 교수는 "이 시집은 길 위에서 얻은 무위의 산물"이라며 "시집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무심히 걷는 길가에서 조우한 꽃과도 같은 것"이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미당 서정주(1915-2000)의 시와 혼이 깃들어있는 고창 선운사를 노래한 시들만을 묶은 특별한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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