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건너가는 밤

가슴을 찌르는 아픔으로 잠이 깬 한밤중

응급실을 찾았다

어둠 한 무리가 따라 들어온다

초음파가 읽고 지나간 복부 사진 속에

뭉쳐져 있는 그늘

진통제 맞은 부위로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불안이

혈관속의 피톨들은 빠르게 돌게 한다

구급차 소리가 찬 공기를 자른다

정교하게 짜여 진 밤하늘에

초조함을 긋고 있다

끊어졌다 이어지는 통증처럼

반복적이고 높낮이가 있는 음

소리는 본능에 충실하고

잦아드는 아픔의 잔뿌리는

이 밤을 완전히 품지 못 한다

반짝이다 남은 불빛의 잔상들이

앓는 소리로 남아있다

불안해하던 어둠이 병원 의자에 앉아 졸고 있고

응급실 간판 불빛이 더욱 더 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