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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글로벌경쟁력, 4대 구조개혁에 달렸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5년 글로벌경쟁력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조사 대상 140개국 중 26위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스위스에 이어 동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일본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가 각각 2위 6위 7위 15위 18위를 차지해 한국을 크게 앞지르고 중국이 28위로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매년 전 세계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가하는 다보스포럼을 주관하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경쟁력지수는 114개 항목에 대해 전 세계 140개국 약 1만4000명의 기업가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산출한다. 한 국가당 100명 안팎을 대상으로 항목별로 취합한다.
주로 기업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여서 편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으나 조사의 목적이 얼마나 기업 하기 좋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므로 이 기준에서 본다면 대체로 무난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특히 금융, 노동, 정부 제도의 경쟁력이 각각 87위, 83위, 69위로 낮아 전체 경쟁력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높은 대학 진학률에 힘입어 고등교육 경쟁력은 23위지만 세부 항목인 교육의 질은 66위로 저조해 사교육을 조장할 정도로 낮은 수준인 한국 공교육의 문제점을 보여줬다.
결국 한국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은 금융, 노동, 정부, 교육이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추진 중인 공공·금융·노동·교육 4대 부문 개혁이 제대로 추진돼야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고 있다.
가장 낮은 경쟁력을 보인 금융 부문을 보면 세부 항목별로 대출 용이성이 119위, 은행건전성이 113위, 벤처자본 이용 가능성이 86위를 기록해 경쟁력 순위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한국 금융 경쟁력 순위가 80위였는데 우간다가 81위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충격적인 것은 올해 우간다는 작년과 같이 8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87위로 추락해 우간다보다도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금융에 비우호적일 수도 있는 기업가의 주관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자기자본비율 등 객관적 지표와 일부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61개국을 대상으로 금융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큰 금융인을 포함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작년 조사에서도 한국 금융의 경쟁력 순위가 33위를 보였다는 점은 한국 금융 경쟁력이 대체로 중간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임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아직도 상당수 은행을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소유하고 있고 낙하산 인사와 불투명한 사외이사 선임 등 한국 금융의 고질적인 소유 지배구조 문제와 1000여 건에 달하는 등록 규제, 500여 건에 달하는 그림자 규제, 독립성 없는 감독 제도, 정권마다 등장하는 정치금융, 부실화돼도 구조조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정책금융 등을 고려하면 한국 금융의 경쟁력 순위가 높아질 수 없는 실정이다.
노동 부문에서는 노사 협력이 132위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고 정리해고 비용 117위, 고용해고 관행 115위 등 강성노조가 지배하고 있는 경직적인 한국 노동 시장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제도 부문에서는 정책 결정 투명성이 123위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고 규제 부담 97위, 법 체계 효율성 74위로 규제 혁파가 안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다. 제대로 된 개혁 없이는 국가경쟁력 제고는 요원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때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한국경제硏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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