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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ㆍ작성일	2013-06-06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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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 어떻게 뽑아야 하나?
경력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점을 두고 살펴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10명의 인사 전문가에게 충성심, 도덕성, 전문성, 네트워킹 능력(인맥), 평판, 협동성, 전 직장의 수준 등 7개의 항목을 중요한 순서대로 나열하도록 요청했다. 가장 중요한 순으로 7점부터 1점씩 차감해 매긴 점수를 합산한 결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전문성은 신입사원이 아닌 경력직을 채용하는 기본 이유라는 설명이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는 “전문성과 비슷하지만 따로 살펴봐야 할 부분은 ‘역량’이다. 역량은 전문성보다 더 깊은 단계로 리더십, 분석력, 기획력과 같이 전문지식을 활용해 조직 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스킬(skill)을 의미한다. 전문성은 이력서상의 전공이나 근무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역량은 담당 업무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 냈는지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력직 우선순위 표

특기할 부분은 도덕성이 전문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겨우 1점 차이로 전문성에 밀렸을 만큼 경합을 벌였다. 기업은 태생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인데, 왜 도덕성이 강조되는 걸까. 이는 최근 포스코 상무의 승무원 폭행 사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 등 잇따른 고위직 인사의 부정 행위로 해당 조직 전체가 흔들린 사건을 통한 학습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도덕적 결함으로 최종 문턱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돈을 만지는 CFO(재무최고경영자)나 금융권 임직원 채용 시에는 더더욱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도덕성은 이력서만 봐서는 알 수 없다. 평판조회가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평판에는 지원자의 도덕성뿐 아니라 충성심, 성실성, 전문성 등이 모두 녹아 있다고 말한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평판은 지원자의 경력이나 인맥 등에 관해 가장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라고 단언했다. 원칙적으로 평판조회는 이력서를 검토한 뒤 1차 면접을 보기 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력·경력 등 이력서에 기재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고 면접 전 지원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해 보다 심층적인 면접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업들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생략하거나 최종 합격자를 대상으로 마지막에 가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최종 합격 단계에서 이력서 허위 기재나 부정적인 평판이 확인돼 합격이 취소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평판조회를 강화한 사전고용심사를 채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사전고용심사는 평판조회는 물론 신용·파산에 관한 법원기록 조회, 경력 기간·직함·퇴사 사유 등 인사팀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 해당 학교를 통한 학적 조회 등 지원자의 이력을 다각도로 검증하는 절차다. 해외에선 고위 임원이나 보안이 중요한 금융권의 경우 계약직이나 인턴, 심지어 회사가 이용하는 택배사 직원까지도 전문업체를 통해 사전고용심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후에도 내부 승진이나 담당 업무가 바뀔 때, 또는 2년을 주기로 신용·파산·전과 등의 기록에 변동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체크한다. 정혜련 퍼스트어드밴티지 한국지사장은 “사전고용심사를 하는 기업은 인재 선발의 선두주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평판조회가 만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정서상 타인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꺼리는 경향이 강해 평판이 실제보다 후한 경향이 있다. 이런 평판의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기업들은 면접을 강화하기도 한다. 구글이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자사의 기업문화와 일치하는 인재를 찾기 위해 보통 4~6단계에 이르는 다층 면접을 실시한다. 채용 권한도 인사팀 대신 지원자와 함께 근무할 현업 부서가 갖는다.

현업 부서장이 직접 면접위원을 구성해 1:1 면접을 실시하는데 면접 시간이 단계별로 평균 40분에 달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인지 능력, 리더십, 구글 기업문화와의 적합성, 업무 수행 능력 등 채용 기준도 정확히 매뉴얼화돼 있다. 주목할 부분은 보통 기업들이 가장 중시하는 업무 수행 능력이 구글엔 채용 기준의 마지막 항목이라는 점. 구글의 글로벌 채용 담당 임원인 맷 워비는 “출신 학교나 성적 등 지원자의 객관적 지표가 떨어지더라도 지원자를 깊이 이해하고 검토해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구글의 채용 방식은 구글이 수년째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1위’를 지키게 하는 힘으로 평가된다.

‘인재사관학교’라 불리는 크로톤빌로 유명한 GE도 경력직 채용에 남다른 공을 들인다. 인사팀 내에 경력직 채용을 전담하는 ‘내부 헤드헌터’가 따로 있을 정도다. 이들은 각 사업부가 필요로 할 직원을 미리 예상해 외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한다. 이지현 GE코리아 인사팀 부장은 “채용이 최종 확정돼도 사전고용심사 전문업체를 통해 학력·경력 조회 등 이력을 다시 한 번 검증한다. 비용과 시간은 더 들지만 외부 업체와의 크로스 체크(cross check)를 통해 채용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시스템이 갖춰진 다음에는 인재의 중요성을 전 사원들이 공유해야 한다. 시스템이 아무리 훌륭해도 이를 이용하는 사람의 인식이나 의지가 부족하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정혜련 지사장은 “사전고용심사를 맡겨놓고 ‘지원자에 대한 부정적 기록은 숨겨달라’며 채용을 강행하는 기업도 있었다. 인재 선발을 하나의 요식행위로 받아들인 황당한 사례”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맥락에서 경력직 채용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면접관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최효진 대표는 “지원자들의 면접 준비는 갈수록 철저해지는 반면 기업은 면접관의 전문성이 부족해 이력서 이면에 있는 지원자의 특성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최근에는 면접 평가 기술을 연마한 전문적인 면접관을 육성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역발상 채용’ 도입하는 기업들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숲길 걸으며 산책면접

틀에 박힌 채용 절차에서 벗어나 독특한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들도 적잖다. 기업에 대한 지원자의 평소 관심과 진정성을 확인하고 기업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Dyson)은 ‘날개 없는 선풍기’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등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발상을 적용한 가전제품으로 유명하다. 이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다이슨은 ‘해당 분야에 경험이 없는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노련한 전문가는 기존 방식을 답습하기 쉽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작은 문제도 고민하며 더 창의적인 답을 내놓는다는 믿음에서다.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산책면접’으로 유명하다. 외부에서 임직원을 영입할 때 본사가 있는 팔로알토 인근의 숲길로 초대해 함께 산책을 하면서 면접을 한다.

사무실에서의 면접보다 더 편안하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선 카카오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카카오는 경력직을 채용할 때 ‘애니팡 20만점 이상’ ‘아이러브커피 레벨7 이상’ 등 카카오 게임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우대한다. 게임 성적을 자사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척도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역발상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베스트셀러 ‘일본전산 이야기’로 잘 알려진 일본전산이 대표적인 예다. 일본전산은 목소리가 크고 화장실 청소나 오래달리기를 잘하는지를 기준으로 직원을 뽑아 화제가 됐다.하지만 하드디스크용 정밀 소형 모터 전문기업인 일본전산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하락해 재무위기설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김기령 타워스왓슨코리아 대표는 “역발상 채용이 대중적인 흥미를 불러일으켜 브랜드를 강화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실제로 이런 형태의 채용은 타당성이 낮은 방법이라 권장하기 어렵다. 특히 아직 우리나라 기업문화는 튀는 인재를 수용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직문화를 해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움 주신 분들
김기령 타워스왓슨코리아 대표, 김민석 에이온휴잇 컨설턴트,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육동인 커리어케어 대표, 이수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이지현 GE코리아 인사팀 부장, 정혜련 퍼스트어드밴티지 한국지사장,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익명 1명

매일경제라이프 M매거진에서.....

※ 영남뉴스 편집자 註)
경쟁이 치열한 업종, 특히 진입장벽이 낮은 산업체일 경우 평판조회는 오히려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를 선발하는데 독(毒)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부장, 이사 등 진급은 물론이요 과.차장직을 목전에 두고 3~4년 사이의 선후배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병목현상이 벌어진 90년대 중반, 직장에서 경력관리를 위해 2~3년씩 이동부서마다 혁혁한 업적을 쌓아 오너에게서 총애를 받고 있는 직원이 패거리의 힘에 못이겨 퇴사할 경우 평판조회는 더욱 더 그러하다.

이는 비리와 부도덕성에 패거리로 똘똘 뭉친 사람들 끼리 언제 다시 잠재적인 경쟁자가 오너에 의해 회귀해 자신들의 목에 칼을 겨눌 수 있기 때문이며 특히 이들이 업무와 실력, 기업발전의 공헌도 등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 성장을 멈춘 기업에서 각종 부문에서의 수상과 혁신부문의 성과를 낸 후, BOTTLE-NECK 해소 등 모티베이션 차원의 2개사로 SPIN-OFF 제안 후, 3000여명조직에서 3조억원대(연결재무제표 기준) 성장과 10~20배의 주가가 오른 40여년의 역사를 가진 상장기업에서 마저 특정 인맥을 형성하는 등의 조직일수록 인사팀은 물론 총무팀을 조직화한 후 더욱 스토커의 대상, 마녀사냥식으로 전화번호까지 추적해 타 기업으로 옮겨간 사람조차 물러나게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88서울올림픽 후 국민들의 소즉수준 향상에 따른 소비수준이 급격히 높아진 1990년대부터 20여년간의 식품업종, 1970~80년대의 섬유업종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