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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량하수처리시설, 첫 삽도 뜨지 않은 RDF 사업
더불어민주당 박희정 의원입니다.
5분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해 11월 포항시에서는 장량하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변경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였습니다.
이 동의안은 장량하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자의 건설 및 운영출자자 지분을 재무적 투자자에게 양도하고, 이를 통한 자기자본금 감자 및 차입금 조달조건 변경 등 자금재 조달에 따라 발생하는 공유이익을 사용료 인하에 반영하기 위해 실시협약을 변경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누구도 손해 볼 것 없는 협약 변경 같습니다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포항시의 BTO 사업 전체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생겨납니다.
첫 번째 우려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실시협약 변경 동의안은 사실상 MRG(최소운영수익보장)의 부활이라는 것입니다.
재무적 투자자 즉 금융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자율이 크게 감소해 수익이 줄어드는 것 같지만, 유상감자 및 대출전환 과정에서 법인 차입금이 기존에 비해 132%로 늘어나기 때문에 이자수익 감소를 최소화 시킬 수 있습니다.
대신 운영수익은 100% 금융사의 몫이 되므로 출자자 변경 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건설투자자 즉 건설사도 손해 볼 것은 없습니다. 투자금은 회수하고 부채를 비롯한 각종 책임에서는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항시도 사용료 인하에 따라 약 67억 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지금이라도 금리가 인상된다면 금융사는 운영비 인상이나 지분매각, 펀드 출자자 변경 등 수익보장을 요구해 올 것입니다.
거대한 금융시장의 논리를 포항시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몇 해 동안 금리는 바닥을 쳤습니다. 그런데도 금융사는 8.5%라는 고금리를 챙겨갔습니다.
차입금 이자가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에 싼 이자로 갈아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이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결국 금융사의 수익을 보장해 주기 위한 방편일 뿐인 것입니다.
더 큰 우려는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입니다.
BTO 사업 시 건설이 완료되면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지분을 변경하거나 별도의 운영사에게 운영을 위임 또는 위탁합니다.
한 마디로 건설만 하고 빠지는 것입니다.
현재 포항하수처리장은 자기자본의 100%를 포항수질환경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건설에 참여한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이 모두 출자자에서 빠졌습니다.
그 이후 포항하수처리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 전까지 밀어부친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또 다른 민간 투자 사업이었습니다.
농축수 문제에 대한 해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하수재이용시설의 경우, 운영사에게만 처리를 맡겨놓고 롯데건설을 비롯한 건설사들은 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은 RDF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포항시는 포스코건설을 믿고 사업을 추진하자며 의회와 주민을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건설이 완료되고 나면 포스코건설이 운영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 또 한 번 확인했습니다.
이제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실 것입니까?
자기자본 비율 인하에 따른 출자자 지분변경은 금융사의 갑질과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만 부추기는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포항시는 협약 변경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포항시만 일방적으로 불안요소를 떠안는 불합리한 변경이 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기존 민간투자사업 협약에서 불공정한 부분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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