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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12-02-27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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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에 눈먼 재래시장
경쟁력 잃고 자기 눈 후벼판다!
“고목에는 오던 새도 안온다”

26일 일요일 아침, 41년째 죽도시장 건어물골목에서 장사를 하는 A씨는 자신이 늙었음을 한탄하며 과거의 영광스러웠던 시절과 “자기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21세기의 이기주의를 비통스러워 했다.

여기에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의 번영과 성공을 위해 회비를 내는데도 번영회의 임원들은 권한만 가졌지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으며 서민들은 자기의 생존을 위해 타인의 이익을 헤칠 수 있다치더라도 이를 먼산 불구경하듯한 행정 또한 문제가 있음을 언급했다.

80년대 개풍약국이 들어서기 전만하더라도 죽도시장의 중심골목은 어선이 정박하던 동빈항 포항수협 어류판매장과 그 어판장과 골목하나 맞은편의 현재 어판장과 접해있는 건어물 골목이다.

집안의 둘째인 관계로 고향 영일군에서 시내로 나와 서울 유명대학교 간호과장을 비롯해 3남매를 사회의 지도층으로 키우느라 40여년 한평남짓한 자신의 점포조차 갖지 못한 체 바로 옆가게로 한번 옮긴 것 외엔 이곳을 벗어나본 적이 없다.

어제는 종일 3천원어치 팔았으며 그 전날은 토요일인데도 손님 그림자조차 얼씬하지 않는 등 한달에 공치는 날이 절반가량이다.

오거리에서 육거리 사이의 대로건설과 주택지였던 개풍약국의 남쪽이 상가로 바뀌면서 횡단보도가 생긴 후인 80년대 중반부터는 사람들의 주요 이동로가 동빈로에서 중앙로로 바뀌었다.

특히 POSCO와 철강공단이 본격 확장을 시작하며 북구 항구동과 두호, 학산, 환여동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한 8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인파의 주 이동로 변화가 가속화되며 죽도시장 상권의 변화도 급속도로 바뀌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포항과 죽도시장의 중심은 역시 동빈항을 끼고있는 포항수협의 어류판매장이었기에 A씨의 점포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지역민의 출신성분이 포항제철 종사자의 2세가 태어나 성인이 되는시기와 맞물린 80년대 중후반, 돈이 본격적으로 돌며 익숙한 얼굴보다 생소한 안면이 죽도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인륜과 도덕보다는 연령의 고하를 불문하고 욕설이 섞인 언쟁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죽도시장의 상도(商道)는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가뜩에나 돈의 흐름과 결부된 인간의 이동로가 바뀌는데다 사람의 기본적 요소인 도덕마저도 내팽개쳐지며 초대형 글로벌 유통점포가 들어서기 시작한 90년대 후반부터는 재래시장의 운명도 A씨의 운명처럼 힘을 잃기 시작했다.

좁고 어두침침한 재래시장내 점포와 골목길에 비해 밝고 화려하며 휴식공간까지 갖춘 현대화된 초대형 유통점에 경쟁력을 잃으며 사람들의 발길은 멀어져만 간데다 이 과정에 이질적이고 다수의 주인격이 모인 재래시장에는 ‘자기만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가 팽배해져가며 기본적인 상도조차 무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재래시장 골목길도 손님이 줄어드는데 리어카도 통행하기 힘든 골목의 입구까지 물건을 진열해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 ‘황금알 낳는 오리의 배를 가르는 격’의 근시안(近視眼)적 상인으로 동해안 최대시장을 비롯한 재래시장은 그렇게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중산층이 무너지기 시작한 IMF구제금융기를 지나 2000년대 들어서며 이 계층 붕괴의 주 원인인 유통시장의 중간상인들의 설자리를 박탈해간 대형유통과의 경쟁력을 만회하려하기 보다 자기들끼리 싸움으로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다보니 정부에서는 이들의 존립과 안위를 위해 재래시장에 막대한 예산을 퍼부었지만, 시장과 가격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되는 진리를 인위적으로 만회하려 혈세(血稅)를 퍼부었다.

막다른 골목같이 좁고 어두컴컴한 통로, 냄새나고 물이 줄줄 흐르는 생선을 자신의 가게인 양 내걸어 놓은 재래시장 골목길에다 돈만 퍼부어 대며 수천억원 예산을 들여 현대화된 시설로 아케이드를 만들었지만 지나다니는 사람은 하루에 몇 명,

구조적인 문제와 장기적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 보다 선거로 뽑힌 임기내 실적에 눈에 불을 켠 자치단체장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외화내빈, 임기응변형 실적주의에 서민들의 고통이 하루하루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4~500년전 그레샴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고 했지만 오히려 양화가 악화를 구축하는 기이한 형국이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에 벌어지고 있는데도 행정당국은 물론 점포넓이에 따라 월1만여원 이상씩의 번영회비를 받는 ‘죽도시장번영회’까지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에대해 A씨는 "국민이 세금를 내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인륜적, 합리적, 도덕적으로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법을 제정토록 입법권자를 선출해 국회로 내보냈으며 이들이 정한 법을 행정대집행권을 부여받은 지방행정까지 손을 놓고 있다면 이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의 역할부재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기준과 규칙, 법을 어긴사람에게는 1차에서 3차에 걸쳐 경고, 최고, 법집행”을 통해 신상필벌을 함으로 재발을 방지해야 함에도 서민들의 목소리에 포항시와 시장번영회는 귀를 막은 형국으로 권한만 가지고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음은 선거철에 즈음한 이 시기에 유권자들이 특히 고민해야 할 부분일 뿐 혈세를 축내는 공직자들에게는 ‘조용히, 있다가 가면 그 뿐’이다"며 격앙했다.

한편 A씨와 인근상인들은 "이번 4.11선거에서 후세를 위해 멀리 내다보는 정치꾼이 아닌 정치인을 고를 줄 아는 현명한 눈과 판단력, 선택을 하도록 이웃들과 협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