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역사&상상력, 관광의 가치인데~
세계문화유산(9) 양동마을-독락당 & 자옥천
조선시대 동서남북 사림들간의 치열한 권력쟁탈전 속에 피비린내나는 무오(1498) · 갑자(1504) · 기묘(1519) · 을사(1545)사화를 겪으며 중앙에서 벼슬을 하다가 좌천, 재기 등으로 오르내리던 조선의 대학자이자 선비가 거주하던 400여년 전 역사의 공간,
그러한 그가 고향집에 들렀다가 사방 20리(8km) 들판 길을 가로질러 자신만의 학문수양을 하던 공간, 독락당을 향해 지금은 황량한 들판이지만 그 시절은 어떠했을까?
동남쪽으로는 석굴암과 불국사가 있는 토함산, 남쪽은 1000미터대 영남알프스 북편, 문복산과 고헌산(1034m)이 위치한 경주군(19006년 이후 현재 울산시 울주군) 두동과 두서면, 남서쪽으로는 영천시와 경계인 사룡산(685m)에서 발원해 100리하천의 물이 형산강 형제봉 사이의 좁의 협곡에 막혀 온 들판이 물바다를 이루던 마을 앞,
그 엄청난 물이 북쪽(기계천) 800미터대의 운주산과 침곡산에서 흘러내리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물을 밀어 올리며 하천의 제방을 쌓기 이전의 안강과 경주들판,
울산만에서 영일만까지 이어지는 200여리(70km) 좁고 길다란 형산강지구대 모래사장의 움직임은 또 어떠했으며....
봄, 모내기를 하고 황톳물이 덮던 여름, 가을, 그리고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무릎까지 흰 눈이 쌓이던 겨울.....
함경도에서 이 시애의 난(1467)을 진압 후 공신의 반열에 든 외할아버지(손소(1433(세종15)~1484(성종15))와 과거에 급제 후 좌승지, 공조 · 예조참판과 경상 · 전라 · 충청 · 함경도의 관찰사(현 도지사)를 역임한 외삼촌(손중돈(1463~1529))을 둔, 유학자이자 관료, 회재 이언적(1491~1553)과
조선시대 고위 중앙관료들의 문화와 역사가 300년이 넘는 한옥만 30여채가 있는 등으로 비밀의 무한상상의 공간들이 넘쳐나는 곳,
이조·형조·예조 판서, 안동부사·경상도관찰사, 의정부 우찬성·좌찬성 등을 거치며 윤원형(尹元衡) 등이 사림(士林)을 축출하기 위해 을사사화(乙巳士禍) 때 의금부판사에 임명된 후 죄[罪]주는 일에 참여했다가
복귀했으나 1547년 을사사화의 여파인 양재역벽서(良才驛壁書) 사건에 연루, 함경도 강계로 유배, 그곳에서 세상을 떠난, 기(氣)보다 이(理)를 중시하는 주리적 성리설을 그 다음 세대인 이황(李滉)에게 계승, 영남학파의 중요한 학설로 만든 조선의 대학자,
그런 역사를 만들었던 인물이 걷던 그 들판길에 최근 아스팔트 포장부터 해버렸다.
영남뉴스는 이미 수년 전에 대학자이자 고위 관료가 걷던 이 길을, 양동마을과 독락당, 옥산서원을 엮어 둘레길을 조성 후 관광상품화 할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사화 한 바 있다.
그가 태어났던 말 물(勿)자 산골마을의 지형, 그 맨 안쪽 골에 위치한 외갓집(손씨 종가, 서백당) 앞에서는 지난 10일, 일요일을 맞아 이 고을 찾는 아이들을 비롯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매화를 그리고 맷돌로 곡식을 빻는 체험을 하는 등으로 관광상품으로의 가치를 상승시키고자 애쓰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하지만 서백당(書百堂), 무첨당(無忝堂) 등 조선시대 선비들이 거주한 한옥의 칸칸마다 한자로 글을 써 액자를 걸어둔 이유와 그 각각의 의미를 스토리텔링화 해 본 문화재청은 물론 자치단체가 있나?
중국 북경의 자금성, 서태후가 집무했다는 곳에 걸려있는 무위(無爲, 위 사진 참조) 하나만으로도 연간 수백만명이 찾는다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궁금증을 던지게 하는 지 고민해 본 대한민국 관료가 있나?
번듯하게 있는 역사적 사실의 이 마을을 비롯해 경주시를 비롯한 경북도와 문화재청 등의 관계자들은 마을과 서원의 생생하게 살아있는 스토리(nonfiction)를 역사책에서나 등장하는 허구(fiction)로 전락시키지는 않았는가?
이 아이들이 생각하는 역사의 고향은 구경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로는 어떠했을까?
매화(梅花)를 소재로 시와 그림으로 자주 그렸던 퇴계, 이황이라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을 양동마을에서는 아이들에게 무엇으로 이 곳을 더욱 상징적으로 돋보이게 할 체험거리, 즐길거리를 얼마나 고민했나?
30~40여년 전 국사책에 등장하는 '이시애의 난'과 '양재역벽서 사건' 등 오백년의 상상력은?
VR(가상현실), AR(증강효과), ICT(인터넷과 컴퓨팅이 결합한 기술), AI(인공지능)까지 가미한 그 때보다 더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상상력으로 볼.즐.먹,체험거리 관광의 가치를 배가시키는 타임머신의 상품화는 불가능한가?
500년 역사가 곳곳에서 끊임없이 스며나는, 한 두번으로는 도저히 궁금증 해결을 못해 반복해서 찾아야 하는 전통마을, 사람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향기나는 곳으로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또 왜인가?
왜 아직도 관광산업을 수준 높은 관광객의 눈높이가 아닌 지자체 공직자의 우물안 논높이와 수준에서 볼.즐.체험거리, 즉 상품화를 해 헛돈 세금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서구(1950년대)도 아닌 이 땅에서 관광마케팅을 비롯한 소비자와 고객 지향적 마케팅으로 (관광)경영학이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원론으로 배우고 실천 한 게 이미 40년여가 지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관광은 아직도 생산자(담당 공무원) 지향적 상품을 만들어 관광산업을 적자수지와 적자 재정의 원흉으로 작용을 하도록 하고 있나?
이 지경인데 K-Food, K-POP, K-Beauty에 이어 100년간 도달치 못했던 헐리웃에 K-Movie와 21세기의 비틀즈인 BTS까지 문화.예술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이유를 공공부문은 민간부문의 세계적 상품을 제대로 짚어봐야 하지 않은가?
공무원의 선발 ㅡ 교육 ㅡ 배치 ㅡ 인사고과/동기부여 System ㅡ 승진 ㅡ 재교육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무슨 문제가 있기에 아직도 소통이 아닌 전제주의와 식민지적 통치시스템으로 국가를 다스리려고 하지는 않은가?
이래가지고서야 100년간을 잠자던 이웃 거대국이자 엄청난 내수시장으로 자본주의 이론을 도입과 도광양회(韬光养晦)를 표방 후 30여년만인 2000년대에 들어 가격경쟁력에다 품질과 기술에서도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데 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낀 지정학적 위치에서 어떻게 이 작은 나라가 생존할 수 있나?
대한민국의 공무원 선발과 승진, 교육시스템 문제가 없다고 해방 후 75년간을 유지하고 있나? 자극이 없는 데 반응이 있다고 봤나?
주변 정세의 변화에 둔감하고 혁신이 없는 철밥통구덩이에서 무엇으로, 어떻게 생존과 지속적인 번영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관료가 이 나라에 얼마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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