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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하구 맛집-당리동 ‘소소(笑笑)’
“시원한 해물탕 한 그릇 바다가 들었네.”
겨울은 추워야 제 맛?!!! 그러나 칼바람 앞에서는 부자라도 등 시리고 배고픈 법이다. 옷섶을 헤집으면서 온몸을 곱게 만드는가 싶더니 목구멍을 타고 아랫배로 들어가 신호를 보낸다, 어서 따끈한 국물 한 모금이라도 넣어달라고. 아닌게 아니라 뜨끈뜨끈한 국물요리가 절로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사하구 당리동 317-14 해물요리전문점 ‘소소(笑笑)’(대표 강경완)는 요즈음 같이 찬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철이나 날씨 그무레한 날 제 격인 음식점이다.
‘소소(笑笑)’, ‘웃고 또 웃자’라는 의미다. 해물요리전문점 이름으로는 다소 생경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나저나 간판을 보는 순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물요리전문점 '笑笑(소소)'의 주인장이자 주방장인 강경완씨.
‘소소(笑笑)’는 개업한 지 이제 겨우 두 달 됐다. 그리고 ‘소소(笑笑)’의 주인장이자 주방장인 강경완씨의 나이는 서른여섯. 곰삭은, 혹은 진국이 우러날 시간은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걱정 붙들어 매시라. 젊지만(?) 일식조리사 자격증을 갖고 요리사 생활을 한 지 벌써 20년이 됐단다.
일식요리 전문가인 그가 해물요리전문점을 내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일식요리의 주재료인 해산물을 오랫동안 다루면서 나름 해산물에 일가견이 생겼고, 또 일식요리를 전공하면서 얻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해물요리의 맛과 멋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소소(笑笑)’ 주방장의 모토는 한 마디로 손님들에게 싱싱한 해산물로 푸짐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 모토는 가장 인기메뉴인 ‘생생해물탕’에 그대로 담겨있다. 주방장이 들고 나온 ‘생생해물탕(中·3만원·사진)’ 냄비 안을 보니 해산물이 넘칠 듯 담겨있다. 키조개, 전복을 비롯해 얼핏 봐도 일여덟 가지의 조개류가 자리를 잡았고 오징어, 낙지도 통째로 들어앉았다. 대략 20~25가지의 해산물이 들어간다니 이만하면 해물탕 한 그릇에 바다가 들어앉았다 해도 어느 정도 용인이 될 성 싶다.
생생해물탕.
게다가 다 끓인 해물탕을 보니 정말 ‘해물탕’ 맞다. 간혹 해물탕이라고 시켜놓고 보면 해물보다는 야채류가 더 많아 ‘해물야채탕’이라고 불러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냄비 한가득 해물이 푸짐해 건저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3만원짜리 하나면 3~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해물탕 안에는 대구 곤이와 오징어알도 들어있다. 대구 곤이야 그렇다 쳐도 오징어알이라? “오징어도 알이 있습니까?” 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개의 바다생물이 태생(胎生)이 아니라 난생(卵生)이니 오징어라고 알이 없을까? 재미삼아 한 번 찾아보시길.
맛은 어떨까?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깔끔하다. 한물 간 해물로 끓일 경우 느껴지는 누린내나 텁텁하고 씁쓸한 뒷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화학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다보니 식성에 따라 첫 술이 다소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끓이면서 진국이 우러나오니 숟가락질이 거듭될수록 깊은 맛을 느껴볼 수 있다.
이 집에서 쓰는 해산물은 바지런한 이 집 주인장이 매일 새벽 자갈치시장에 가서 직접 사 온 것들이라고. 매일같이 자갈치에 가는 것은 재료를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특히 해물탕의 국물맛은 싱싱한 재료가 좌우하기 때문.
‘소소(笑笑)’의 또 한 가지 자랑거리는 전복철판구이. 역시 해산물이 풍성하다. 3만원짜리(中·사진)의 경우 6마리 정도의 전복에 베이비 갑오징어, 새우, 홍합, 굴, 미더덕 등 해산물과 피망, 버섯, 양파 등 야채가 들어간다.
전복철판구이.
이집 전복철판구이의 특징은 심플한 양념과 조리법. 올리브유에 일식요리를 전공한 주방장이 개발한 된장소스만으로 볶아낸다. 이 된장소스는 일본 미소된장을 기본으로 술과 계란 등을 섞어 그만의 노하우로 만들었는데 해산물의 잡내를 잡아내면서 깔끔한 맛을 낸다고.
센 불에 살짝 볶아내니 해산물은 탱글탱글, 야채는 아삭아삭 살아있는 맛을 낸다. 해물은 된장소스나 와사비소스에, 야채는 스테이크소스에 찍어먹으면 된다. 일종의 퓨전요리인 셈이다.
미소된장이 들어가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혀에 부드럽게 감기면서 해산물의 맛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다. 술안주로 제격이다.
손님상에서 볶아내기 때문에 재료의 신선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철판구이를 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 재미도 있다. 철판구이를 다 먹고 난 다음 해산물의 진국이 우러난 소스에 밥을 볶아먹을 수도 있다.
해물모듬파전(1만원)도 강추할 만한 메뉴. 이집 파전에는 새우를 비롯해 베이비 갑오징어, 홍합, 굴 등 대여섯 가지의 해산물이 들어가는데 해산물 몇 가지를 대충 썰어 넣는 보통의 해물파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모든 해산물이 보통 대여섯 마리씩 통째로 들어가 우선 보기에도 푸짐하거니와 통마리니 한 젓가락 집으면 제법 씹는 맛이 있다.
해물모듬파전.
승학산 등산객들이 하산길에 이 집에 들르는 경우가 많은데 진해 용원 보배산 생탁과 곁들여 술안주로 요즈음 한창 인기라고. 금방 지져내 간장에 살짝 찍어먹으면 술이 술술 넘어가니 정말 술을 끌어당기는 ‘안주(按酒)’다.
다음으로는 해물찜. 역시 해산물이 푸짐하다. 게, 낙지, 전복, 새우, 조갯살 등 해산물과 콩나물, 미나리, 양파 등 야채가 잘 어우러졌다. 특히 화학조미료를 안 쓰는 대신 해물찜에 땅콩가루, 들깨가루, 콩가루 등을 적절하게 넣어 고소한 맛이 난다.
생생해물탕 大 4만원(4~5인분), 中 3만원(3~4인분), 小 2만2천원(2~3인분). 해물찜 大 4만원, 中 3만원. 전복철판구이·전복회·키조개(관자)철판구이 大 각 5만원, 中 각 3만원. 모듬해물 大 3만원, 中 2만원. 해물모듬파전 1만원 등이다.
점심메뉴로 뚝배기조개탕, 꽃게탕 , 생선국(이상 각 7천원)과 알탕, 멍게비빔밥 해물떡갈비(이상 각 6천원) 등이 있다.
공기밥 추가시 1천원을 받는데 그 돈은 곱다시 결식아동돕기에 쓸 예정이라니 마음 따뜻해지는 대목이다.
모든 메뉴가 포장된다.
지하 45석을 포함해 100석 정도 규모로 단체 회식도 가능하다.
사하구 당리동 해물요리전문점 '笑笑(소소)'의 모습.
위치는 사하구 당리동 317-14. 사하구청 입구에서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도 되고, 큰 도로변에서 한 블록 더 떨어진 골목길로 들어가 축산알뜰마트 옆으로 들어가도 된다.
주차는 사하구청 공용주차장이나 싱싱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며, 1시간 무료주차할 수 있다.
예약문의는 051-202-0623, 010-4536-9675.
‘소소(笑笑)’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365일 영업한다. 그래도 좀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인 듯 별달리 취미도 없거니와 요리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며 손님들이 자신의 요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집 주인장의 열정과 노력, 자부심에 힘입어 앞으로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은 이 집을 들어서면서 한 번,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오면서 또 한 번 웃게 되지 않을까? 그럼, 이 집 상호 ‘소소(笑笑)’는 원래 그런 뜻이었던가?
성숙희 기자(prepine@korea.com) - 사하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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