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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의 자연과 호남정맥 산속의 송광사
바다같지 않은 바다, 하루 두차례씩 바뀌는 물때를 따라 뭍으로 변했다가 물이 차면서 호수와도 흡사한 그곳에는 사시사철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움직이는 보고(寶庫), 그 곳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오밀조밀한 정겨움이 묻어난다.
깊은 수심에 단조롭기 그지없는 해안선을 품고있는 동해와는 전혀 딴판인 남서해안의 자연과 그 곳을 만들어낸 산과 계곡, 그 속에 웅크리고 사는 저밀도형 도시와 산골짜기로 무작정 떠난 11월의 풍경은 아직도 호흡하고 있는 듯한 초목,
북동쪽 영일만에서 출발해 경주와 청도, 밀양, 창녕의 부곡온천을 거치는 국도를 이용해 구마고속도로 영산IC(156km)에서 고속도로 - 남해고속도로(177km)-순천광양IC(280km), -순천만(300km)에 도착한 이곳은 이제 나뭇잎들이 물들기 시작한 가을이 한창인 이국적인 풍경,
포항과 경주에서는 벌써 한달여전부터 붉어오다 이제는 잎들을 모두 털어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풍경이지만 남쪽 바닷가에는 은행잎이 노오랗게 물드는 광양과 순천시내의 풍경, 사뭇 이국적이다.
주변의 속도로인해 덩달아 빠르게 달려야하는 고속도로의 삭막함을 피해 산새를 구경하며 느릿느릿한 속도로 세상이 변해감을 즐길수 있는 국도를 이용하는 여행은 속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알기어려운 그 나름의 맛이 있다.
다섯시간여를 달려온 그 남쪽 남도에는 이미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고 김밥으로 때운 여행길의 호젓함에 겹치는 허기로 일찌감치 들어선 순천만의 별미이자 남도의 풍물이기도한 꼬막정식의 22찬,
꼬막을 주로하는 묻힘과 젓갈, 삶은 그대로의 조개, 양념게장과 간장게장..... 쫄깃거림은 바다에서 갓 잡아온 싱싱함과 표현하기 어려운 식감이 넘친다. 다만 좀 짜게 먹는다는 경상도사람조차도 염도가 상당히 높게 느껴진다는 것은 자주 먹기에는 '만병의 근원이 소금'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진 이후로는 꺼려지는 부분이다.
순천만과 이웃하는 광양만의 제철공장으로 풍요로움을 구가하고 있는 순천.여수.광양권 사람들의 여유는 이제 맛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으며 전국의 미식가들을 끌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사람들을 탈인성화해버린 지난 50여년 이후, 숲과 바다, 산 그리고 황토구들방을 데우는 연기로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온기처럼 다정다감한 인간의 정을 찾아 팔순의 어르신들이 지키는 그 고향땅으로 회귀가 시작됐다.
속세를 떠돌던 땡초가 모진풍파를 겪은 이후 도를 터득하면서 육신보다 정신의 고귀함을 깨우기위해 어리석은 중생을 향한 부처의 귀의처럼,
그리하며 7000미터대 고지에 부처의 나라를 만든 히말라야의 고원에 위치한 '티벳의 라싸'같은 도시와는 멀고도 멀리 떨어진 지리산 기슭에 자리잡은 800미터대의 중턱에 있는 조계종의 중흥도량(中興道場)이 되면서부터 산의 이름마저도 조계산이라 부른 곳으로 도시를 훌쩍 떠나왔다.
11월도 이틀을 남긴 28일, 아직도 그곳에는 노오랑 은행잎이 절 입구 중창된 일주문(사진 아래)옆에서 가을을 자랑하고 있었다.
높은 산이 하루내내 해를 비춰봐야 해가 중천에 뜨는 서너시간을 제외하고는 그늘인 까닭에 산의 곳곳에는 눈의 흔적이 자욱했고 눈이 녹아 흐르는 물소리가 폭우 내릴 때의 한여름과 다를 바 없는 깊은 산 속 자연 그대로를 뽐내는 도량,
1000년이 넘은 그 고찰의 풍광과 음양이 보여준 비교의 산물로 흔적을 남기는 한겨울 같은 늦은 가을의 풍광과 운치를 지니고 있는 지리산과 섬진강, 그리고 순천만과 그 기슭에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는 자연인들,
순천만과 벌교에서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 산악형 지형은 결코 평야지대라고는 할 수 없는 산지일 뿐,
4차선 도로공사가 한창인 2차선도로를 따라 꼬불꼬불한 높은 고개를 넘고 좁다란 실개천을 건너는 다리 건너기를 100여리는 훌 쩍 지날즈음 위치한 송광사, 그 곳을 지나 또 그만큼의 거리에 있는 남한의 명산 지리산 남쪽, 섬진강의 상류는 온통 물의 고장이다.
송고아사앞 주암댐변을 지나 목사동과 죽곡, 압록까지 보성강을 따라가면 한강의 양수리와도 흡사한 강으로 둘러쌓인 마을들은 영남에서조차 보기어려운 잘 보존된 자연과 아름다움이 넘치는 마을들이 곳곳에 보인다.
이곳은 모두 눈덮인 지리산의 웅장함과 고귀함, 순수함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권역이라 신비감마저 감도는 신의 마을이다.
그 보성강과 합수하는 압록을 따라 그림같은 풍경의 섬진강상류변길 17번 국도변과 전라선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면 나타나는 구례구역,
노오랑 은행잎이 곳곳에 남아있으나 아직도 개발의 손길이 적게 미친 곳으로 남아있는 70년대의 풍경과 넓직한 강변의 오밀조밀한 자연부락의 풍광속에 눈 덮인 높은 산의 비경은 알프스의 아름다움에 결코 떨어지지않는 자연,
이 나라의 절반가량이 살고있는 강원도를 비롯한 수도권과 달리 희박하다고 할 정도의 인구밀도인 까닭에, 짧은 기간에 상대적으로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진 무자비한 파괴를 해버린 영남과 달리 그나마 잘 보존되고 가꾼 그곳이 전라남도 곡성, 순천, 구례 그리고 전라북도 남원권이다.
도시화가 자초한 파괴적 개발이 아닌 자연그대로를 보존하면서도 가꾸는 미래형 청정산업, 관광도시가 이제부터 시작되는 곳,
구름같기도 하고 하늘같기도 한 눈 덮인 지리산과 주변을 흐르는 물, 그 물이 모여 강을 이루는 곳에 바닷가 모래사장이 아닌 강변에 넓직한 모래사장에 재첩과 산천어를 잡는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청정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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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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