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ㆍ추천: 0  
|
|
|
임란 의병장 김호장군고택과 宗婦, 경주남산 정혜골
임진왜란 의병대장 김 호 장군고택은 아직도 공기가 차가운 2월초이지만 경주 남산 금오봉을 품고 있는 듯한 안방 툇마루의 햇살은 따스하기만 하다.
신라의 궁궐터인 월지(석빙고가 있는 반월성의 고고학적 지명)에서 화랑과 원화는 석굴암과 불국사가 있는 토함산에서 흘러내리는 남천에 만들어진 월정교를 지나 야트막한 탑리의 언덕을 넘어 정혜사와 남산으로 향하는 산에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내남천변 넓고 넓은 둑방길을 거닐며 사랑을 틔우던 곳
왕과 승려들은 남산아래 포석정에서 고구려와 백제 당나라와의 政事와 불교를 논하며 조상들의 릉을 보살피러 나다니던 그 길목,
북동서쪽 세방향에는 야트막 하나 센바람을 막아주는데는 그만인 지형에 남쪽으로는 금오산(신라시대때 불리던 경주 남산의 지명)의 봉우리가 두팔을 벌리면 안길듯이 다가와 있고 저 멀리 보일듯말듯한 산과 그곳에서 흘러내리는 큰 강이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기슭에 자리잡은 초가와 기와가 어우러진 한옥,
11남매 중 6번째 장남에게 시집을 온 1984년 1월, 당시 1년에 제사를 열여섯번이나 지내는 임란 당시 선조임금이 내린 시호와 신도비에 불천위를 모신 사당이 집 뒷편에 있는 김 호 장군의 14대 종부 이영숙씨가 빨래를 해 마당에 덜린 홑이불 자락이 바람에 날리는 티께비 하나 없는 흙마당을 바라보며 툇마루에 앉아 있다가 복슬개 두마리가 한꺼번에 짖어대자 대문간으로 나온다.
경주 한옥스테이 체험집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씨는 이제 막 15대 종손과 며느리를 직장이 있는 곳으로 돌려보낸 후 뒷정리를 마친 참이란다. 손님이 왔으니 설날 조상들에게 올릴 음식을 많이 했으니 맛이라도 보라며 수정과와 콩과 깨, 땅콩을 섞어 집에서 손수 만든 조청에 버무린 과자를 내온다.
낡고도 오래된 툇마루에 걸터 앉으니 종부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장편소설처럼 이어진다. 수년전 남편마저 사고로 먼저 보낸 후 아랫채인 초가집과 400여년된 안채 기와집에 넓직한 마당을 둔 텅빈 집에는 금오산 봉우리만 다가와 있다.
조상대대로 살던 집인데다가 조선시대 들어와 숭유억불 정책에 따른 절터에 지은 집이라 신라시대때부터 있었다는 깊이 4.6미터의 우물이 특히 눈에 띈다. 요즘도 한 해 한차례씩 수질검사를 하는데 마시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 우물은 자신이 경주시내에서 시집을 올 때 냉장고를 가져왔지만 시어머님(2008년 작고)이 전기세 많이 나오는데 필요없다고 한 후 김치며 과일 등은 우물에 넣어서 냉장고 대신 활용했단다.
우물 윗부분은 돌을 둥글게 다듬었지만 안쪽에는 상당한 크기의 바윗돌로 축대를 둘러쌓아 포탄이 떨어져도 끄덕없을 듯하다.
대문밖을 나서면 포석정으로 향하는 오솔길이 논과 밭사이로 금오산을 향해 실개천 같이 꿈틀거린다.
햇살이 잘드는 남쪽으로 끝이없이 펼쳐지는 탁트인 곳에 흙을 밟을 수 있는 마당과 논 밭 그리고 강과 산이 어우러져 있는데다가 집 뒷편은 금계(金鷄)가 알을 품고 있는 포란(抱卵)형 지형이라 어지러운 마음을 다잡기 더없이 좋은 조건이 갖추어진 가치의 지세다.
집에서 불과 300여미터 거리 이내에 조상들이 모셔져있어 마음이 더욱 든든하다는 14대 종부는 이제 아들이 며느리를 보았으니 조금씩 가르쳐야겠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32)과 며느리는 직장때문에 상당한 거리를 떨어져 살고있어 명절때나 연휴때만 볼 수 있다며 일을 많이 해 부르튼 손바닥과 손목이 아픈지 자꾸만 만진다.
한옥스테이용 방은 6개다, 장작불을 지필 수 있는 문간방과 방사이에 문으로 연결된 한옥, 그리고 툇마루로 연결된 기와지붕의 안채를 각각 한옥체험용 공간으로 활용한단다.
11남매 중 남편과 시누이 한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존해 있는 까닭에 제사와 손님을 맞이해야하는 등으로 주말에만 체험용 고객을 받는 경우가 많단다.
하지만 별다른 상황이 없다면 한국관광공사 인증 우수한옥체험숙박시설 김호장군고택(☎054-772-9455, reyoung57@naver.com, www.kimhopen.kr)으로 전화나 e메일로 먼저 협의를 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대문을 나서는 취재기자에게 지난 1979년 작고한 13대 손이자 한학자인 김헌용옹이 경주김씨 덕원파 입향조인 김 호((1534~1592)1570년 무과 급제) 장군에 대한 자료를 모아 발간한 월암실기(月菴實記)를 건냈다.
김호 장군의 아들 이충(1588 무과급제)과 이관, 이홍 역시 국가에 충성을 다 한 자료가 국립박물관 등에서 찾아 책을 엮었다.
이 고택에서 반경 4km 이내에 국립경주박물관을 비롯해 황룡사지, 분황사지, 석빙고, 월성, 포석정, 삼릉, 남산, 김유신장군릉, 태종무열왕릉......경주의 대부분 구경거리가 있으며 주변엔 먹을 거리와 즐길거리도 많다.
|
| 
|
영남뉴스(ynnews.pe.kr/(sea4season@nate.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