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뉴스 (ynnews).

포토뉴스

쨍하고 해뜰날은?
ㆍ작성일: 2014-02-22 (토) 01:23	ㆍ추천: 0

설웁고 춥고 배고프고 가난했던 시절이 그대로 있지만 한편에선 급속도로 그 풍경이 사라지고 있는 곳이 구룡포다.

5만여명의 인구가 산업화와 도시화로 떠나고 이제 1만여명도 채 안되는 9900여명 남아있지만 70~80년대 '골목의 개도 만원권 지폐를 물고 다닐 정도'로 흥청거렸던 구룡포111번길(사진 上) 골목에는 그때 그 시절의 광경이 고스란히 남아 가슴을 찡하게 한다.

이 산복(중턱)에 있는 집들은 너나 할 것없이 산을 깎아 계단식 집을 건축한 탓에 2014년 현재에도 소형승용차가 집안으로 진입은 커녕 골목에 조차 들어올 수 없는 형편이다. 세금을 내면서도 초(秒)를 다투는 응급과 소방에 대한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탓인지 21일 새벽 구룡포수협 선어위판장 선주대기실에서는 "배가 들어와 어획물을 내리지만 90% 이상의 돈이 수협에 들어오기도 전에 외지로 빠져나간다"고 수근거린다. 하물며 "다방에 아가씨 조차도 밤에는 시내로 나가 돈을 쓰니 구룡포에는 사람도 돈도 주머니에 들어가는 순간 이 곳을 떠난다"며 개탄한다.

하지만 허물어지고 있는 구룡포의 가능성은 없지 않다.
인구밀집지역인 남동방향 경사면과 동쪽 완만한 사면에서 오르는 구룡포117번길(사진 下)과 7월경 재개교 예정이자 현재 신축중인 경북과학기술고에서 오르는 용주로47번길(사진 下)에서 보면 이곳이 어찌 산동네 인가를 의심할 정도로 3면이 바다가 보이는 평평한 곳이다.

21일 구룡포무선기지가 있는 산의 동쪽 사면에서 밭갈이를 나가는 김모(78)씨에 따르면 "아파트 짓는다면서 세번째 업자가 벌써 10여년째 밭도 못 갈아 먹도록 한다"면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불만을 터트렸다.

구룡포속의 축소판 호미곶 반도인 동쪽언덕, 외국에서나 구경할 부호들의 주택이 들어설 안성맞춤의 지형인데다 장기면의 주요 마을과 동해면 상정리에서 호미곶면 대동배리까지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형성된 곳 이어서 지역에서 최고의 힐링 관광단지다. 다만 그 깊은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소평가를 한 탓에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