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받히면 돌아가고 막히면 넘어가고 빈 틈을 찾아 파고들어 새 나간다. 즉 최고의 착한 것, 선(善)은 물"이라며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사자성어가 있지만 부실과 불법, 비리가 있는 인간세상에 방치된 구조물에게 그 물은 세계 최강의 전차보다 무서운 돌파력을 보여줬다.
태풍 힌남노로 폭우에 떠내려 온 나무가 교각에 걸려 범람해야 할 물이 시멘트콘크리트 교량의 경간구조물을 없애버리고 다리의 상판이 약간 내려앉아 있는 이 산골짜기는?
그나마 199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듯, 교량에 대한 연혁이 전혀없이 푸른 가을하늘 아래 다리가 하나 없어도 묵묵히, 우두커니 지키고 있지만 그 바로 아래 4녀2남을 둔 노부부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만약 교각이 정상이었디면 자신들이 거주하는 집으로 도도하게 흐르던 황톳물이 덮칠뻔했기 때문이다.
교각이 사라지고 상판끼리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이곳에 더 이상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텐데.....
"말로 표현하기 힘드는 재해 뒤에는 반드시 그 뭔가 작용했었고 그로인한 자연은 더 이상 용서하지를 않는다" "정부 정책과 시스템의 오류 및 허실이 확실히 증명되고 있다" ㅡ도음산나무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