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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봉우리들 사이로, 텅비어있는 겨울산비탈로 햇살이 쏟아져 내려 꽂힌다. 산의 높이와 골의 깊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의 산그림자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산골의 일몰시각,
음력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 27일 형산강지구대 북쪽 끄트머리인 포항시 북구 기계면에는 북쪽으로는 1126미터의 보현산그림자와 서편에는 806m 운주산, 남서쪽으로 702m 도덕산줄기의 그림자가 길게 늘여뜨려 지며
속살을 드러낸 겨울산 산세(山勢)의 윤곽을 그대로 드러내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그 산의 서북쪽에 위치한 인비리를 비롯해 봉계, 지가, 고지, 문성, 학야리가 서서히 산그림자가 덮쳐지다 삽시간에 들판의 가운데 있는 학야리와 비학산 남쪽와 왕산의 서쪽자락인 화봉, 화대리가 유난히 밝다가 어느새 삽시간에 그림자로 덮여버리다 어둠이 내린다.
벌써 비학산(761m) 정상의 서남쪽 아래 미현리 골짜기는 물론 높은 산 그림자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청송과 죽장, 상옥으로 넘어가는 한티재와 성법재 고갯바루의 바로 아랫마을인 가안리와 기북면 오덕리,
그 산들이 만든 그림자를 가장 늦게 맞이하는 기계 골짜기의 동편, 안강읍과 강동면과 곙계인 자옥산과 어래산 아래 문성, 학야, 성계리앞 겨울 들녁에도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다.
울산만에서 비롯된 바닷바람이 1100m의 영남알프스에 막혀 북동향 태화강 줄기를 따라 외동과 경주, 안강들판을 거쳐 지구대 골짜기의 마지막인 성계리앞 그 황량한 들판에서 비학산에 막혀 지푸라기들을 공중으로 말아올린다.
그럴즈음 들려오는 도레미 파音의 반올림 피가 유달리 감동을 주는 피아노 소리, 조지윈스턴의 December에 있는 반주 Some children see him, Prelude, Snow, Minstrels,
벌써 계전리와 미현리 안재네미 바깥재네미 마을에는 겨울짐승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그 황량한 들판의 남쪽 끝 성계리 고인돌들이 모여있는 곳 아래 통유리집 '뜰아래'에서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정유년(丁酉년)이 다가오고 있는데........
도음산나뭇꾼은 태화강과 만나는 울산만에서 출발해 40년도 더 지난 시절, 형제들과 관계가 유달랐던 애미가 그 혈족을 찾았던 동남산자락의 불국사앞 들판, 시래, 북토, 사리, 평동, 남산동 동방리........금장, 나원, 청령, 사방, 육통, 노당,
250여리를 왔지만 형산강지구대의 북쪽 발원지 언저리에서 또 갈 길을 잃었다.
삭막한 겨울들판에 미처 추수로 거두어지지 못한채 삭풍에 휩쓸리는 낱알 몇개 붙은 지푸라기로 날려다니고 있다...... 알곡을 뺏기지 않기위해 세워둔 허수아비가 곡식만 챙겨가고 누렇게 쓸모없어진 들판에 외롭게 남겨진 허재비 같이.... 
......
그리고 다음날 영일만의 정유년 일출
떠오르는 해의 좌측에 피어오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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