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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이 피고 졌지만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게 아무도 밟지않은 벤치에서 연두색 잎사귀를 담은 자연을 감상하는 이른 아침, 500미터 산 정상부에 폭우에 따른 4km 골짜기 통행로의 단절로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지 2년여째, 일출이 시작된 직후 열흘 전인 지난달 27일 아침 그곳은 지상낙원, 파라다이스였다.
1982년 18세의 Phoebe Cates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던 영화 <Paradise>의 에메랄드빛 바다 저리가라일 정도인 중생대부터 형성됐다는 연두색 잎사귀로 덮인 이 슾지,
인간의 접근에 놀라자빠진 꿩의 푸드덕거림, 개구리의 쉼 없는 재잘거림, 들릭락말락한 자연의 목탁소리, 며칠째의 추적추적으로 미세먼지 사라진 코발트색 하늘 .......
이런 곳에서 듣는 피아노, 섹소폰, 첼로 라이브 연주 음악은 인체에서 만 나온다는 엔돌핀, 다이돌핀, 세로토닌, 도파민....좋은 호르몬은 물론 알려지지도 않은 모든 바이오 싸이클까지 꿈틀거리게 만든다.
이 비경이 있기까지는 서양에서 200년 이상 산업화를 <도음산나무꾼>의 배고픔은 물론 꿈이었던 사각모자까지 쓰게 만들었던 박정희대통령의 배고픔 탈피에서 비롯됐다.
1970년대부터 30여년간 단백질과 철분 부족으로 빈혈 예방은 물론 배 곯는 국민을 위해 착안했던 젖소에게서 우유를 탈취하려던 전략에서 출발, 산을 개간해 목장화를 했던 곳이었던 것이다. 불과 50여년 새 해당 산업은 중후진국의 것이었고 자연조차도 Business Life Cycle의 역순환을 용납치 않았다.
지난 2022년 9월 6일 23시경부터 745m 토함산에 걸린 엄청나게 두터운 비구름이 동서남북 골짜기에 스펀지의 물을 짜는 듯하게 쏟아부은, 전무후무한 폭우는 다음날 아침 6시까지 500mm를 퍼부었다.
그 바람에 북쪽의 포항 방향 두 개의 하천과 동과 남, 서쪽의 모든 골짜기를 초토화시켜 버렸다.
더군다나 골짜기가 길수록 강수 면적이 넓어지면서 개울 옆 아스팔트마저도 덧씌운 부분을 통째로 논밭의 작물 위로 덮치며 황폐화 시켜버린 것이었다.
그러했던 골짜기의 이동을 멈춰버린 정상부 슾지는 온갖 초목을 비롯한 생명체의 낙원으로 5월 현재 만들고 있다.
그 곳이 오는 16일 준공과 재 개방을 앞두고 있다. 도음산나무꾼이 지난 2월 말부터 3개월여 돌밭의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 누리던 혼자만의 누리던 즐거움도 이제는 끝이나는가 싶다.
2000년고도, 1000년 수도 경주에서 2025년 아시아태평양 정상들이 누릴 수 있는 경주의 가치,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심미, 신비성 아닌가?
그게 어디 이 뿐인가? 눈으로 보는 고도 경주, 저리가라인 마음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은? 도음산나무꾼이 아부지따라 일곱살 때부터 조상 모시러 다니던 산소 옆 400m대 그 곳은 또 얼마나 신비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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